전교조 전북지부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전북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소 취하서가 제출된 시점은 지난 7월 22일이라는 것.

이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의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왔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들은 바가 없다. 또 언론 브리핑도 없었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몰래 처리해 놓고 그저 소리소문없이 지나가길 바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감의 자사고 관련 권한을 무력화했던 교육부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관소송이라는 것.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무부장관의 이행명령에 이의가 있으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가 있어 소를 제기했는데, 이를 취하한다는 것은 이의를 거둬들인다는 뜻이라고 했다. 

특히 "전북교육청이 굴욕적으로 무릎 꿇고 ‘재지정평가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어요’라고 선언하는 꼴"이라며 "승소 가능성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 취하는 지방교육자치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그동안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통해 자사고·특목고 지정·운영 권한 배분 논의 등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이 참으로 무색해졌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들은 "중앙정부가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시점에,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해야 할 교육감이 오히려 관련 소송을 취하해서 중앙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줬다"며 "이래도 '서거석 전북교육감 눈치보기식 행보'를 안 하고 있다고 변명할 수 있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전교조 전북지부는 "서거석 교육감은 후보 시절 TV토론회에 나와 '자사고는 특권이기 때문에 마땅히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선거기간 내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 

특히 전북지부는 "이번 소 취하가 혁신학교·참학력 논란 같이 ‘김승환 뒤집기’의 일환인지, 자신의 자사고에 대한 입장 뒤집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뒤집기쇼가 지난 십수년 간 교육계를 괴롭혀왔던 특권학교 망령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큰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면서 "특권학교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면, 이번 소 취하에 대해 도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교육부의 자사고 유지 방침에 맞서 적극적으로 싸우기 위한 계획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전교조 전북지부는 "평등교육·보편교육과 교육 공공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특권교육·귀족학교 자사고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