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죄악주,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추세

국민연금이 술·담배·도박 사업인 '죄악주'와 일본 전범기업 등에 투자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송파구병)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주식에 대한 죄악주(S술·담배·도박) 투자는 2018년 2조1,834억 원으로 201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해외주식에 대한 죄악주 투자는 2018년 2조4,113억 원으로 2016년 대비 약 22%가 증가해 죄악주에 대한 국내·외 주식 투자가 총 4조6천억 원에 육박한다.
유형별로 보면 국내주식은, ‘술’에 대한 직접 및 위탁 투자 지분, 평가급액이 줄었다. 그러나 ‘담배’는 2016년 말 기준 직접 및 위탁투자는 1조2천억 원에서 2018년 말 1조4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도박’은 2016년 말 6,392억 원에서 2018년 말 7,079억 원으로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죄악주에 투자한 주식의 총 평가금액은 2016년 말1조 8,389억 원에서 2018년 말 2조1,834억 원으로 2년 동안 약 20% 가까이 투자가 증가했다. 죄악주에 대한 해외주식 투자 또한 2018년 말을 기준으로 담배와 술에 각 1조원이 넘는 등 총 2조 4,113억 원의 규모로 투자되고 있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 74개 전범기업 주식 종목 7천6백억 원에서 올해 6월 현재 73개 종목 1조 5천2백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이 가장 많이 투자된 기업은 강제동원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로 2,896억 원을 투자했으며, 보유 지분으로 보면 역시 강제동원 기업인‘나무라 조선’에 0.52%의 지분을 국민연금기금이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남 의원은 “죄악주, 전범기업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되고, 심지어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아직 국민연금이 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가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기존의 책임투자 방식보다 훨씬 진일보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 60%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전주시갑)이 여론조사전문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9월 26∼27일 양일간 전국 성인 1천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9.5%가 ‘일본 전범 기업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부터 일본 전범기업 투자제한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전범기업 및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에 대한 투자원칙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