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장씨가 전주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 14일 개막하는 ‘효자동의 유래 인동장씨家 이야기’ 특별전. 

이번에 전시되는 유물은 집안 대대로 소중히 간직해온 교지와 고문헌, 생활유물 70여 점이다. 이들 자료는 조선 초부터 전주에 오백년 이상 세거한 대표적인 토호집안의 내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장씨 일가만이 아니라 지역사적 차원에서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인동장씨는 효자동 일원에 세거하면서 유력 집안으로 성장한 전주의 대표적인 토호세력이다. 효자동의 유래가 된 효자집안으로 17세기에 장개남이 효자로 정려를 받았고, 19세기초 장영풍이 남고산성 별장을 역임했다. 인동장씨는 재력 또한 탄탄했다.  

전주 명물 삼천동 곰솔나무(천연기념물 355호)는 인동장씨 선산을 지키던 나무. 1995년에 이 지역이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인동장씨들이 묘역을 옮기고 곰솔나무를 전주시에 기증했다.

 

기증자 장씨 할머니는 19세기 초 남고산성 별장을 지낸 장영풍의 후예. 그는 누군가 족보를 가져간다고 말해서 거절했다고 한다. 족보는 산사람처럼 대접해서 모셔가는 것이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옹기를 맡기면서도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썩는 것이니 관리를 잘해 달라고 누차 당부했다고 한다.

기증유물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장영풍이 1813년에 받은 남고산성 별장 임용교지. 남고산성은 전주성을 수호하는 산성으로 1812년에 개축됐다. 남고산성별장 교지는 처음 나오는 자료이다. 

별장 장영풍 불망비는 남고산성에 남아있다. 그는 전주지역의 원로로 남고산성 수축에 참여하여 남고진사적비에 이름이 올라 있다. 인동장씨 집안은 장영풍대에 가장 번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놋쇠그릇, 옹기, 도량형 등 인동장씨 생활유물들도 전시된다. 전주에 세거한 집안의 생활용품들로 전주 토호들의 세간살이를 살필 수 있다. 기증한 대부분의 생활용품들은 장씨 할머니의 어머니 때까지도 사용된 것들이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관장은 “조선시대 전주에 세거한 유력한 집안의 내력과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매우 드문 유물들이며, 이 귀중한 유물들을 잘 보존해서 박물관에 기증해 주신 할머니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시는 6월 17일까지.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