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모던판소리(대표 송봉금)’가 오는 14일(금)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창작 음악극 ‘꽃 찾으러 왔단다’를 선보인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외치는 평화의 목소리인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서 지원하는 2020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됐다.

1991년 8월 14일은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날로 일본군 위안부가 있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날이다. 

그 후 할머니들의 당당하고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2018년 정부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 인권 증진을 위해 매년 8월 14일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에 모던판소리는 역사를 바꾼 증언과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자 8월 14일을 공연일로 선정했다.

전통놀이인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의 놀이노래 ‘하나이치몬메(花一もんめ)’와 유사하며, ‘꽃 찾으러 왔단다’ 가사에서 ‘꽃’이 위안부를 가리킨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된 사실이 있다. 또한, 일제가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시 식민지 조선 아동에게 의도적으로 노래를 유포했는데, 우리나라가 역사적 유래를 모른 채 이 노래를 교과서에 싣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교육부에서 조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에 근거해 ‘꽃 찾으러 왔단다’로 작품의 제목으로 정했다.

본 공연을 통해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끝난 역사가 아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살아 있는 오늘의 역사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자 한다. 또한, 성적 착취 장면을 배제하고, 소녀들의 아름다웠던 일상의 삶이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할머니들의 아픔을 자극적으로 재현해 관객의 분노를 의도적으로 끌어내기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

공연의 연출은 송봉금, 대본은 안선우 작가가 맡았으며, 배우는 진은영, 김다송, 김수빈, 전태경이 출연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송봉금은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돼왔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의 삶과도 연결돼 있으며, 미래에도 닿아있기에 지역의 청년 예술인이 모여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