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기·전자제품을 대상으로 에너지스타 제도가 시행중이지만 아직도 국내 대부분의 수출업체는 이 제도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대미(對美) 전기·전자 수출업체 24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美 에너지스타 제도 강화에 따른 국내 전기전자 수출기업의 대응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2.9％가 에너지스타 제도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7.8％에 불과했으며 '(제도를)들어본 적 있다'고 대답한 기업은 29.3％에 그쳐 대부분 기업들의 인식수준이 아직까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전기전자 제품을 수출하는 일부 기업들은 새로운 제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많게는 수십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국내 A업체는 인증조건을 충족시키 못해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고, B업체는 수출협상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모델당 500만원의 추가 시험분석 비용과 2~4주 기간 지연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연구원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규제동향 파악(68.2％), 대응시스템·표준화(70％), 규제기술 대응확보(66.9％), 전담부서 마련(71.8％) 등 각 조사항목에서 대응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스타 제도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으로는 응답기업의 56％가 '규제동향 및 정보제공'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뒤이어 규제대응 비용지원(18.5％), 규제대응 기술지원(9％), 국가간 상호인증확대(5.5％) 등으로 많았다.

 연구원은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선 관련 제도에 대한 법규 세부내용을 정확히 번역·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또 기업들의 비용경감을 위해 조명기구에 한정된 국내 시험소를 제품별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대미 수출중소기업 지원책 일환으로 국내 인증기관을 미국 현지에 직접 설치·운영하는 방안과 규제동향 및 지원책을 기업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수출일선에서 바이어의 요구에 의해 에너지 효율인증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는 무엇보다도 외국어로 된 방대한 규제관련 세부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 제공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스타(Energy Star) 제도는 에너지 소비 및 온실 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 환경 보호청(EPA)과 에너지부(DOE)가 1992년에 공동으로 도입한 우수효율 전기제품에 대한 임의인증제도이다.

 에너지스타 마크 인증은 의무는 아니지만 미국 전역에서 해당 마크를 부착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최대 300달러를 환급해 주고 에너지고효율 기기를 설치하는 기업에게는 1500달러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미 정부는 이를 위해 각각 3억달러, 43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