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


각방을 쓰는 부부
 

미국에서 매스터 베드룸, 곧 안방이 두 개인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에는 이같이 설계된 신규주택이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각 방 또는 각자 침대를 따로 쓰는 부부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국수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부부 넷 중 하나 꼴로 각 방 또는 침대를 따로 쓰고 있다. 미국 뿐 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과 일본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부부가 각 방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배우자의 심한 코골이, 호흡습관, 스포츠 중계에 중독된 남편, 각기 다른 출근 시간대, 성생활의 주기 등을 이유로 부부가 한 지붕 따로 살기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부가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수면이 건강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밖에도 부부 사이에도 사생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처럼 각 방을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혼 상담사들은 각 방을 쓰면 아무래도 관계가 소원해져 이혼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 지붕 아래서 각 방을 쓴다면 실제 별거보다 더 나쁘다. 한 지붕 아래서 각 방을 쓴다는 것은 별거를 하고 있는 것인데도 정작 본인들은 별거라고 생각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이것이 실제 별거보다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
 
배우자의 불륜이 없더라도, 언젠가부터 아내가 아이를 끼고 안방에서 자면서부터 남편이 TV를 보다가 거실에서 잔다. 이런 생활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내는 안방에서, 남편은 다른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언젠가부터 그 방에서 자거나 새벽녘에 안방으로 건너와 가끔 섹스를 하는데, 이때 섹스는 의무방어로 그것도 그 행위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이다.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남편은 안방에서 일찍 잠들고, 아내는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아이들 방, 또는 거실에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와서 잠을 자는 경우는 섹스리스가 분명한데도 정작 본인들은 섹스리스 라고 전혀 생각지 못하다가 어느 날 배우자의 불륜이라는 불행을 겪게 된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남편의 불륜, 30대 후반에서는 아내 또는 남편의 불륜, 그리고 40대 이후에는 아내의 불륜과 남편의 불륜이 4 : 6 의 비율로 나타난다.
 
배우자가 불륜인데도 그 배우자는 모르고 있는 경우로는 예전에는 아이는 자기 방 혼자, 부 부은 안방에서 함께 잠을 잤는데, 어느 날부터 아내가 아이 방에서 잠을 자는 경우와 예전에는 안방에서 부부가, 아이는 아이 방에서 잠을 잤는데, 어느 날 부터 아내 또는 남편이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잠을 자는 경우 예전에는 아이는 아이 방에서, 부부는 침실에서 잠을 잤는데, 언젠가부터 부부 사이에 아이가 끼어서 잠을 자는 경우, 배우자가 거의 매일같이 늦게 들어와서 거실에서 잠을 자는 경우이다.
 
실제 별거 상태라고 한다면 그래도 눈으로 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리움이라도 있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 요인을 매일같이 눈으로 보면서 즉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으로 매일 같이 상처를 주고받는 상황이어서 악 감정만 생겨 이혼으로 가기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