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뇌혈관 질환은 인구 10만 명당 73.2명으로 3위인 심장질환(38.5명)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암(122.1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흔히 중풍이라고 알려진 뇌혈관질환을 대표하는 뇌졸중은 노령인구의 증가로 발병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발병연령까지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뇌졸중은 환자에게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보행이나 의사소통능력,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 또는 일상생활동작 수행능력 등에 장애를 초래함과 동시에 환자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어 환자와 배우자에게 성에 대한 생각이나 부부생활의 능력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내가 다시 성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내가 마비된 쪽으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혹시 지금 먹고 있는 약들이 성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성관계를 함으로 또 다른 뇌졸중을 일으키게 하지는 않을까? 내가 과연 성과 관련된 나의 느낌을 배우자에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신체의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그러나 노인들이나 장애를 가진 분들도 적극적이고 만족할만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성생활을 가질 권리가 있다. 뇌졸중 후 성생활에 관해서는 성 기능 장애 자체에 대한 재활치료보다는 성생활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후 성생활과 관련하여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다. 가장 많이 가지는 두려움이지만 실제로는 성관계가 재발을 더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뇌졸중은 대부분 선행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인데 이와 관련된 위험요소만 해결하면 대부분 성관계에 이상이 없다. 성관계시 심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는 현상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추가적인 혈압상승에 대비하여 평소에 혈압관리를 철저히 하면 된다. 그리고 성관계시 필요한 신체적 에너지는 계단 2층을 오르내렸을 때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하여 심장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배우자가 성관계를 거절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뇌졸중후의 신체적 변화(반신마비, 관절의 구축, 실어증, 보조기의 착용 등)는 배우자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것이고 혹시 성관계가 배우자에게 신체적 통증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배우자와 충분한 적응의 기간이 필요하고 마음을 열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

셋째는 과연 성관계를 만족스럽게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대한 두려움이다. 종종 뇌졸중 후 성에 대한 흥미나 감소되기도 하고 성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이는 뇌졸중 후 속발 하는 우울 증세에 의한 경우가 많은데 자신감의 결여나 신체적 장애에 대한 염려와 같은 반응성 우울증이나 뇌졸중으로 인한 뇌손상에 의해 나타난다. 또한 남성의 경우 조루 증세나 발기부전에 의해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는 항고혈압 약제나 경직을 감소하기 위한 항 경직 제, 항 우울제 등의 복용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뇌졸중후 성관계를 시도해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 할 때는 우울증이나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의사와의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 후의 성생활은 기능적인 장애 자체보다는 나이나 병전 성생활의 패턴, 그리고 선행질환과 관련하여 재발의 두려움이 장애요인이 되지만 이와 같은 것을 부부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하고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을 때에는 기능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