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



분노로 성생활을 피하는 부부에게

“41세의 여성입니다. 저와 남편은 한두 달에 한번정도 관계를 가집니다. 남편은 원하고 좋아하는데 저는 전혀 욕구가 생기질 않는 겁니다. 어쩔 땐 남편에게 너무한 것 아닌가 싶고 친구들이 너희 남편 바람피우겠다며 저보고 심하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억지로 응해보지만 빨리 끝나기만을 재촉하게 되고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고 오르가즘도 느끼고 즐길 줄도 알았는데 시댁식구들과의 불화로 남편에게 신뢰가 떨어지고 난 이후부터는 남편에게 저항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성적으로 응해주지 않는 것 이었습니다. 남편은 섹스를 유독 좋아하는데 그걸 거부함으로써 남편에게 복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진짜로 성생활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미운 짓 할 때마다 덩달아서 관계를 거부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미워하면서 도 잘 하던데 그리고 싸우고 나면 부부관계를 하고 나면 풀린다고 하던데 저는 왜 그런가요?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성생활이 없는 섹스리스 부부들의 경우 많은 사례가 배우자에 대한 분노감정으로 성생활을 기피했던 부부들의 경우가 많이 있다. 배우자의 외도나 관계의 악화로 분노감정이 나타나면 배우자에게 표면적으로 성욕 저하 증의 증상인 것처럼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표면적인 것 보다 그 밑바닥에 분노감정의 그 원인을 찾아서 교정해야 한다.

남편에 대한 분노 감정이나 불만은 그 문제 자체에서 풀었어야 하는데, 성과 관련하여 태업하는 형식으로 문제를 조절해왔던 점은 교정해야 한다.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분노에 대하여 인간이 반응하는 방식으로 내면에 남편과의 분노 감정을 성생활의 거부로 복수하고 있다고 여기는 마음의 상태가 장기적인 성생활의 기피로 인해 성 흥분반응이 이제는 차단된 경우로 다시 정상적인 성 흥분반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려면 남편에 대한 분노감정의 해결 방법으로 흔히 사용해온 방어기제를 바꾸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의 만남은 대부분 감정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며,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갈등 또한 감정적인 긴장(스트레스, 노여움, 질투, 욕구 불만 등)에서 초래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마음들이 채워지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 줄지 몰라서" 혹은 "내 감정을 표현했다가, 오히려 나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를 두려워한다. 이와 같이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성숙한 관계인지 아니면 부 적응적 관계인지를 알 수 있다.

부부관계가 성숙한 인간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어떤 심리적 특성이 필요한가?

첫째, 성숙한 사람은 인간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욕구와 감정을 지닌다. 현실적인 욕구 대한 조절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을 괴롭히고 타인을 해치는 파괴적인 감정을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자신의 내면적 욕구에 대한 깊은 자각과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

둘째, 부부관계에 대해 현실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배우자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경직된 기대를 갖지 않으며 따라서 수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경직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셋째, 효과적이고 원활한 부부의 대화 기술을 익혀 배우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전하려면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할 줄 알고, 또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적절하게 표현하여 상대방의 인격과 입장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목적과 소망을 실현하는 효율적인 타협과 절충을 통해, 서로의 가치와 의견이 충돌할 수 있는 부부관계의 현실 속에서 불필요한 대립과 반목을 피하고 서로의 이득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공존의 인간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부부관계에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지각능력과 판단 능력을 갖고 사고 과정에서 왜곡이나 편견을 개입시키지 않으려면 배우자를 신중하게 관찰하고 따라서 배우자의 의도나 감정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경직된 신념과 욕구를 지닌 사람은 그것을 타인에게 투사하기 때문에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부관계 속에서 안정된 감정 상태를 유지해야 배우자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러한 감정의 강도가 강하지 않으며 따라서 커다란 감정의 동요를 나타내지 않고, 타인의 부당한 행동에 대해서 불필요한 감정적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지혜로운 행동으로 인해 타인과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 않게 된다. 간혹 갈등이 생기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지혜롭게 해결하고 배우자의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함으로써 서로 조화롭고 긍정적인 관계가 발전하게 된다. 그 결과 자신도 편안하고 다른 사람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타인과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함께 공존하고 함께 발전하는 부부관계를 유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