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인이 청소년시집 ‘사과가 필요해’를 펴냈다.

박 시인은 첫 번째 청소년시집인 ‘난 빨강’(2010년)을 통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청소년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을 얻으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번 시집은 ‘난 빨강’의 성취를 이으면서 한층 무르익은 시 세계를 보여 준다. 요즘 청소년의 삶에 대한 예리한 포착과 더불어 따뜻한 공감에서 길어 올려진 70편의 시를 선물처럼 정성스럽게 묶어냈다.

시인은 자신이 청소년의 정서와 감수성에 깊이 동화하면서 10대의 마음을 편견 없이 담아낸다. 청소년기는 “선생님한테 미친 듯이 혼나”고 “바락바락 악을 쓰며 엄마한테 대들”(사과가 필요해 중에서)기도 하지만, “웃으려고 하면 할수록 눈물이 더”(어느 날 갑자기 중에서) 나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은 짧다는데”(가출 전말기 중에서)라며 진지한 고민에도 젖어 드는 시기다. 시인은 그러한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을 너무 밝거나 어두운 모습으로 왜곡하지 않고 정직하고 맑은 시심으로 그려 낸다.

또 노동(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 가난과 외로움, 여자아이의 성 등 갑갑한 현실에는 작은 구멍을 내어 해방감을 맛보게 하거나 속 깊은 곳의 고민을 헤아리는 등 다양한 시로 10대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걱정 마, 걱정 말고 힘내. 니가 그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니가 지금 밝은 곳에 있다는 증거이니까” (걱정 마) 전문

시인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동시집으로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그림책으로 <암흑식당>이 있으며 산문집 <박성우 시인의 창문 엽서>를 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