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다 속에 수많은 꿈과 웃음이 잠겼다/ 그 영혼들은 하얀 국화 송이들 영정 위로 나비 되어 날고 있을 뿐/ 대책 없는 나라엔 이렇게 꿈도, 청춘도 잠기고 만다/ 내 아들, 내 딸들아! 불러도 대답 없는 것은 어미와 아비의 소리를 듣지 못해서가 아니다/ 부르는 그 이름을, 그 메아리를 이생과 저 생의 경계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 새벽달이 아버지를 중 비가(悲歌) 세월호 침몰 사건 

첫번째 시집을 내기 전, 구순자 시인은 어둠을 베고 나지막히 읊조렸다. '제발, 이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이라도 남기고 가길'

이제 구순자 시인은 3번째 시집을 낸다. 살아 있어 이렇게 3번째 시집을 낼 수 있음을 감사하다는 구순자 시인.

구순자 시인은 "다만 이 시들이 독자들에게 어둠 속 등불이 되고 반딧불이가 되며 고통받고 힘든 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석정문학관장 소재호 시인은 "구 시인의 시들을 탐독해 보면 채움에서 비움으로 넘어가는 반전의 즈음에 자기 정리를 끝내고 무소유를 지향해 가는 팔부능선쯤의 경지에 도달했으리라는 인상을 준다"고 평했다.

시인 구순자는 전북 익산에서 출생해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도 '대학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나를 흔드는 것은 내가 아니다', '나를 비우는 나무', '새벽달이 아버지를' 등이 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