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연말을 맞아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업심리지수가 기준선(100)을 크게 밑돌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전북은행이 2025년 12월 전북지역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4로 전월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2026년 1월 전망지수는 86.1로 소폭(0.5포인트) 상승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 CBSI는 94.4로 상승해 전북과의 체감경기 격차가 확대됐다.
제조업 심리지수 하락은 자금사정(-1.6p), 제품재고(-1.3p), 업황(-0.4p), 생산(-0.4p), 신규수주(-0.2p) 등이 복합적으로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 기업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경영 애로는 내수부진(35.6%)으로, 전월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16.4%), 자금부족(9.6%), 인력난·인건비 상승(9.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수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은 커진 반면, 자금부족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응답 비중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 상황은 제조업보다 더 부진했다. 12월 비제조업 CBSI는 78.4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하락했으며, 2026년 1월 전망지수는 71.9로 무려 7.4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비제조업 CBSI가 12월 기준 93.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전북 비제조업의 체감경기 위축이 두드러진다.
비제조업 심리지수 하락에는 채산성(-0.9p), 업황(-0.4p), 자금사정(-0.4p) 악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 기업들이 꼽은 최대 경영애로 역시 내수부진(30.8%)이었다. 이어 인력난·인건비 상승(15.5%), 자금부족(11.3%), 경쟁 심화(8.8%) 등이 뒤를 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내수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요인에 대한 부담은 커졌으나, 인력난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응답은 감소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전북 기업들의 신중한 시각이 확인됐다. 12월 제조업 업황BSI는 58로 하락했으며, 비제조업 업황BSI 역시 55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자금사정과 채산성 지표도 동반 하락해 기업들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연말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이 기업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기적인 반등보다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국면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12월 9일부터 19일까지 전북지역 제조업과 비제조업 43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상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