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시민사회가 “희망 고문을 끝내고 전북의 대도약을 시작하자”며 삼성 반도체 새만금 유치와 SK 데이터센터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범도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유치추진위원회(상임대표 채정룡)는 22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반도체 새만금 유치와 중단된 SK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재개를 촉구하는 범도민 서명운동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군산발전포럼(두준태), 새만금환경생존연합(한상오), 리더스포럼(채정룡), 탄소중립전북행동(김용현), (사)탄소중립수소경제운동본부(송승룡), RE100전북기업협의회(김상용),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이정진) 등 도내 7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해 전북 산업 미래에 대한 절박한 목소리를 모았다.
채정룡 상임대표의 모두발언에 이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두준태 추진위원장은 “전북은 더 이상 수도권을 밝히기 위한 희생의 땅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송전탑이 아니라 기업을 원하는 것이 전북도민의 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전북 곳곳에 건설되고 있는 대규모 송전탑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북의 산과 들이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송전탑으로 갈라지고,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며 “우리가 생산한 깨끗한 재생에너지를 정작 전북은 쓰지 못하고,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을 언급하며, 전북이 국가 균형발전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에너지는 생산된 지역에서 우선 소비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의로운 방식”이라며 “전북에서 만든 전기는 전북 산업과 도민의 삶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30년 넘게 이어진 새만금 개발 지연을 ‘희망 고문’에 비유하며, 이제는 실질적인 산업 유치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새만금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이지만, 이를 소비할 대규모 산업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이 같은 구조적 불합리를 바로잡지 않으면 새만금은 또다시 기회의 문턱에서 좌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명분 없는 장거리 송전망 건설 중단과 에너지 지산지소 실현 ▲전력난에 직면한 용인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 ▲중단된 SK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의 즉각적인 재개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특히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전력 공급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용인 대신, 재생에너지를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새만금이야말로 최적지”라며 “전기가 없는 곳으로 공장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전기가 있는 곳으로 공장이 오는 것이 상식이자 국가 경쟁력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SK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서도 “기업과 도민이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사업이 인프라 문제와 행정력 부족으로 표류하고 있다”며 “전북도와 정치권, 기업이 책임 있는 자세로 즉각적인 정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이번 범도민 서명운동이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명은 정부의 무관심과 기업의 외면, 정치권의 안일함을 깨우는 매서운 경고가 될 것”이라며 “전북을 ‘에너지 식민지’가 아닌 ‘에너지 기회의 땅’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준태 추진위원장은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은 깨어있는 시민에게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유치추진위원회는 두준태 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채정룡 상임대표, 김용현·김상용·송승룡·최연성·한상오 공동대표 체제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도내 전역에서 서명운동과 공론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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