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문화공간 이룸(이사장 이윤정)이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시민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 ‘부캐의 시대 시즌3’를 선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5년 소공연장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획 공연으로, 전문 예술 무대를 시민에게 과감히 개방해 생활예술의 폭을 넓히는 데 뜻을 두고 있다.

‘부캐의 시대’는 “나도 이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문화공간이룸의 대표적인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전문 예술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기획해, 일상 속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자아(부캐)를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감정과 삶을 돌아보고, 관객은 그 이야기에 공감하며 새로운 문화 공동체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 시즌3는 한층 깊어진 서사와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돌아왔다. 예술가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던 이들, 직업과 가정을 지키며 취미로 예술을 놓지 않았던 시민들, 은퇴 후 새롭게 무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이들까지… 다양한 삶의 주인공들이 이룸의 무대에서 또 다른 ‘나’를 꺼내 보인다. 

이는 접근성이 낮고 비용 부담이 큰 전문 공연장의 한계를 낮추고, 누구나 ‘한 번쯤 서보고 싶었던 무대’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문화공간이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올해 공연은 세 편의 뚜렷한 이야기로 구성된다.

12월 1일 ‘KA39 - CONTINUE’는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지켜온 시민들이 모여 꾸미는 음악·퍼포먼스 공연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꾸준함과 서로의 연대를 담아낸다.

12월 2일 ‘고복금 - 추억여행’에서는 79세에 처음 그림을 시작한 고복금 작가의 삶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평생을 한국예술문화명인 서승아 명인을 길러낸 어머니로 살아온 그의 삶은 회고와 감성의 잔향이 되어 관객의 마음을 잔잔하게 두드린다.

12월 3일 ‘송지헌 - CHOICE’는 무용수로 살아온 한 청년이 인생의 전환점마다 마주해야 했던 ‘선택’의 순간을 무대화하며 예술가로서의 성장과 내면적 갈등을 이야기한다.

이번 기획은 최근 호평 속에서 마무리된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 시즌3’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빈백 좌석, 도슨트 2인 체제, 대형 스크린 확장 등 새로운 감상 방식을 시도하며 ‘예술의 대중화’를 실험한 명클3의 흐름이 이번 ‘부캐의 시대’로 확장된 것이다. 

두 프로그램은 문화공간 이룸이 지역에서 예술 향유층과 창작층을 동시에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공간 이룸 이윤정 이사장은 “부캐의 시대는 단순한 시민참여 공연을 넘어, 전북 도민 누구나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프로젝트”라며 “경제적·현실적 이유로 꿈을 접었던 분들이 이곳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이 공존하는 자생적 문화 생태계를 앞으로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캐의 시대 시즌3’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 문화공간이룸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전북 도민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예약 및 문의는 문화공간 이룸(063-223-5323)을 통해 할 수 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