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 10여 명은 27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전북도 예산안은 명목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의 긴축 예산”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상민 익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주재했으며, 연대회의에 따르면 내년도 전북도가 10조 1,597억원 규모로 본예산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예산 증가율은 3.21%(3,158억 원)로, 정부가 제시한 명목성장률 4%보다 0.79%p 낮다. 국고보조금(7%)과 지방교부세(3.4%)는 증가했지만 지방세 수입이 1.3% 줄어 전반적인 재정 여건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연대회의는 전북도의 상시적 적자재정 구조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도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총 6,600억 원 규모의 차입예산을 편성했고, 같은 기간 발행된 지방채 규모도 3,500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지방채 발행액을 500억 원으로 줄였지만, 대신 기금에서 1,110억 원을 차입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채무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여파로 재난구호기금 같은 의무적립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보통세 규모를 기준으로 약 180억 원을 적립해야 하지만, 내년도 본예산에는 30억 원만 반영됐다.
순창군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며 도비 88억 원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됐다.
그러나 국회에서 시범지역을 5개 군으로 확대하고 도비 부담률을 18%에서 3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진안·장수군이 포함될 경우 400억 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대회의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교부세 법정률 인상이 전북 재정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19.24%로 유지되고 있는 법정률이 22%로만 인상돼도 전북은 최소 1,9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만큼, 전북도와 기초자치단체가 적극적인 정치·여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 환경 분야 예산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도의 환경 예산 비중은 8.15%에 그치며, 기후 대응 기금은 전년보다 감소한 15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정부가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전북도는 관련 계획이나 용역 예산조차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안전망 강화,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 지역방송·지역신문 지원 조례 이행 등 필수 사업도 예산 반영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관련 예산이 24개 사업 72억 원으로 편성됐지만, “올해 역시 집행률이 낮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단체는 비판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대안 제시에도 노력한 점이 돋보였는데 신규로 편성된 예산 중 ▲ 청년 1인가구 식생활 개선 요리교실 운영, ▲ 청년인권 영화제 분야에 대하여는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인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 운영을 통해 자치단체의 특별사법경찰 지원 예산에 대한 확보, 김제 정착농원 잔여축사 매입비 96억원에 대해서는 왕궁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축사 매입 이후의 정책 비전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6월부터 장기간 분석을 진행해 이번 예산안을 평가했다”며 “도의회가 심의 과정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부문별 형평성을 충분히 보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매년 지방자치단체 편성 예산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 건전한 사회 감시자 역할은 물론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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