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 삶은 늘 '유의미함'을 갈망하는 구겨진 종이 한 장 같았다. 시골, 외딴집에서 태어난 나는 유년기부터 스스로 자존감 낮은 소녀라 규정했다. 그래서였을까. 예술이라는 단어가 내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나는 필사적으로 '난 누구보다 특별해야만 해'라고 최면을 걸었다. 그게 내가 이 세상에서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방식이었다. 사유와 잡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내가 이율배반적인 인간이라며 스스로 채찍질했던 지난날들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유와 잡념의 어느 틈, 캔버스 앞에 다시 섰을 때 내게 자연스럽게 스며왔다. 내 안의 모든 것들은 애초에 규정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김성균 개인전 ''FLOW: 그들은 이미 날개가 있었다'가 27일 AP9 갤러리(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9)에서 열린다. 

김씨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들은 'FLOW'는 깨달음? 아니 ‘스며듦’의 여정이라고 했다.

작가는 캔버스 위를 떠다니는 유기적인 형태들은 투명하게 겹쳐지고, 서로에게 스며들어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는 켄버스 안의 덩어리들이 바로 나의 수많은 사유와 감정, 그리고 기억의 파편들이라며, 과거의 자신은 이 파편들이 무의미한 잡념으로 침몰할까 봐 두려워했었지만, 이 형태들은 아무런 노력 없이도 배경 위로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작가 자신은 더 이상 그들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들이 흐르는 대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며, 이들이 보여주는 유동적인 흐름이 바로 내가 그토록 찾으려 했던 '살아가는 방식'이지 않았을까라고 작가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FLOW’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그들은 이미 날개가 있었다' 는 명제에 담겨 있다고 했다.

작가는 이제 나를 둘러싼 세상의 번잡함을 거부하지 않는다며, 그저 그 혼란 위에서, 자신 내면의 모든 존재가 가진 '날개'를 믿고 ‘FLOW’ 속에 온전히 맡길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작가 본인의 작업은 명쾌하지 않은 자기 증명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장 편안하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자아의 고백이라고 말한다. 

김성균 작가의 개인전은 이날 오후 5시에 문을 열며, 전시는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