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건설산업의 고질적 관행을 개선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됐다.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는 25일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고, 건설 현장에서 반복돼 온 비합리적 제도와 운영 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는 2025년 11월 25일 오전 10시, 전북특별자치도회 회의실에서 열렸으며, 지역 건설업계의 현실적 어려움과 개선 방향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간담회 자리에서 협회는 지역 건설사들이 현장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와 애로를 세부적으로 짚어냈다. 특히 원가심사제도 운영의 비효율성은 대표적인 지적 사항으로 꼽혔다.
협회는 현행 제도가 공사의 특성과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적정 공사비 산정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설계도서가 현장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공사 과정에서 잦은 변경이 발생하고, 의사결정 또한 지연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기계속공사의 경우에도 공기 지연으로 인한 시공업체의 부담이 늘고 있음이 문제로 제기됐다. 그에 따른 비용 보상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며 보상 체계 개선 요구가 적극적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일부 시·군에서 지역업체에 특정 하도급 참여를 사실상 강요하는 관행 역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되며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논의됐다.
전북개발공사에서 추진하는 민간참여사업의 참여 자격 기준 완화도 주요 건의안으로 올랐다. 협회는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 지역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전북자치도 기술감사팀은 감사 추진 분야를 설명하며 안전과 보건 관리체계 강화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기술감사팀은 감사 방향과 반부패·청렴도 제고 방안 등을 소개하며 건설행정 전반의 투명성 강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밝혔다.
지역 건설산업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소재철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가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는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공공사업의 본질적 가치를 재차 부각했다.
그는 “공공시설물은 예산 절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품질과 안전, 즉 공공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의 안전은 적정 공사비와 합리적인 공기 보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확보되기 어렵다”며, 감사위원회가 설계기준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기 산정 기준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원가심사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진철 전북자치도 감사위원장은 지역 건설업계가 처한 경영환경에 깊이 공감한다는 뜻을 전하며, 협회의 건의사항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역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지원이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현안 청취를 넘어 행정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실질적 협력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 건설산업은 지역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안들이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건설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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