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피지컬AI 반도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재)전북테크노파크는 24일 본부동 대강당에서 전북경제통상진흥원과 공동으로 기술세미나 '피지컬AI 반도체 시대를 준비하라'를 개최해 지역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반도체·AI·제조 분야 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질서 재편 속에서 전북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열기를 더했다.
강연에 나선 가천대 김용석 석좌교수는 GPU·HBM 중심의 반도체 수요 폭증과 미국의 FDPR 규제, 중국의 국산화 정책 등으로 인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중국 SMIC의 7nm 공정, Horizon Robotics의 온디바이스 AI 칩 성장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추격 속도는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이며, 제조업 중심 지역일수록 기술전환에 대한 인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가 텍스트·이미지 분야에 집중되었다면, 피지컬AI는 공정·설비·로봇 등 실제 산업 현장의 물리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가 판단하고 실행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CES 2025에서 제시된 ‘From Generative AI to Physical AI’ 흐름을 짚으며, 전 산업 분야에서 온디바이스 AI 적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AI 반도체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칩 성능이 아니라 컴파일러와 BSP, 레퍼런스보드 등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 확보 여부라고 강조하며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 제조업의 근본적 문제로 데이터 비표준화, 설비 간 편차, 낮은 데이터 활용도를 꼽은 김 교수는 전북 기업들이 확보해야 할 핵심 과제로 △고도화된 센서 인프라 구축 △설비별 데이터를 공정데이터로 통합하는 표준화 △AI 학습이 가능한 데이터 구조화 기반 마련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특히 전북은 기계·부품·장비 산업 비중이 높아 제조현장의 물리데이터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피지컬AI가 전북 제조업에 가장 적합한 혁신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피지컬AI는 전북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자 강력한 무기”라며 데이터 기반 제조혁신의 속도전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별 기업의 대응만으로는 변화에 한계가 있다며, 지역 단위 전략으로 ▲기업·대학·연구기관의 분업·협업 체계 구축 ▲AI 반도체 기반 공동 테스트베드 조성 ▲지역 특화 제조데이터 공유 플랫폼 마련을 제안했다.
세미나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AI 반도체 도입 비용, 예측정비 적용 절차, 데이터 표준화 방안, 전문 인력 수급, 장비 인프라 구축 등 제조현장의 고민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김 교수는 기술적 현실과 산업 전망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또한 행사 종료 후 전북테크노파크와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은 오찬 간담회를 진행하며 지역 제조기업의 협업 모델 구축과 AI 기반 제조혁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은 “피지컬AI 기술은 전북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줄 핵심 기술”이라며 “기업들의 AI 반도체 활용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실증과 기술지원,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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