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젖소 농가의 맞춤형 개량을 돕기 위한 유전체 기반 씨수소 유전능력 정보를 공식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국가단위 젖소 유전체 유전능력평가 체계가 완비된 이후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농가의 교배 전략 수립과 생산성 향상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농가에 제공되던 씨수소 정보는 대부분 혈통 평가 중심으로 이뤄져 실제 형질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유전체 분석을 반영한 유전능력 정보 도입으로, 농가가 더욱 정밀한 개량 목표에 맞춰 씨수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제공되는 정보는 총 1,417두의 씨수소 대상으로, 2000년 이후 태어난 개체 중 3세대 이상의 혈통 추적이 가능하고 형질별 유전능력 신뢰도가 50% 이상인 개체만을 엄선했다.
제공되는 정보는 ▲개체 정보 ▲혈통 분석 ▲형질별 유전능력 ▲유전자 정보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개체 정보에는 등록번호, 출생 정보, 국가, 정액 코드 등 기본 정보에 더해 유전체 분석치를 포함해 보다 정확한 개체 이해를 돕는다. 혈통 분석에서는 아비·어미 계통을 기반으로 완전한 세대 수, 평균 세대 수, 최대 추적 세대 등이 제시된다.
형질 정보에는 유량·유지방량·유단백량·체세포 수 등 생산성 관련 형질은 물론, 체형을 평가하는 선형심사 항목 25개까지 총 29개의 형질에 대한 개체별 유전능력, 순위, 신뢰도가 포함된다.
특히 유전자 정보는 농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베타카제인 유전자형을 확인할 수 있어 최근 관심이 높은 A2우유 생산 계획에도 유리하며, FXI 결핍증, UMP 합성 효소 결핍, 시트룰린혈증, 소 백혈구 흡착 결핍증, 홀스타인 하플로타입(HH) 1·3·4 등 총 7종의 열성 질병 유전자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씨수소와 암소가 모두 보인자인 경우 약 25% 확률로 질병 송아지가 태어날 수 있어 사전 예방 차원에서 농가 리스크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씨수소뿐 아니라 수입 씨수소에 대해서도 유전체 기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정액 수입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농가들은 국립축산과학원 누리집에서 관련 정보를 엑셀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정렬·검색 기능을 활용해 직관적인 교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유우군능력검정사업 참여 농가는 추가로 암소의 유전체 유전능력도 제공받을 수 있어 더욱 정밀한 맞춤번식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해당 정보는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와 한국종축개량협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병호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장은 “유전체 유전능력을 기반으로 농가가 원하는 형질을 가진 암송아지를 전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내년에는 암소 유전체 유전능력 정보 제공도 확대할 예정이니 많은 농가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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