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낙후된 지방의 자립적 성장을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전북의 핵심 사업인 새만금 국제공항만 홀로 지연 위기에 처하며 국가균형발전 본래 취지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이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라는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전북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23개 사업 중 16개 '순항'… 새만금 공항만 '빨간불'
26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2019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총 23개 사업에 24조 1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계획이다.
현재 이 중 ▲국도 위험구간 정비 ▲전북 상용차 산업혁신(R&D)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등 5개 사업은 주요 성과를 나타내거나 단계별 준공이 이루어졌으며, ▲평택-오송 복복선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등 11개 사업은 공사 진행 중이다. 나머지 사업들 또한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착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12.8km)는 올해 착공되었고, 세종~청주 고속도로(19.4km)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실시설계를 완료하는 등, 새만금 국제공항과 유사한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들은 대부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경전선 광주 송정-순천 전철화'나 '강원 제천-영월 고속도로', '경북 문경-김천 단선철도' 등은 경제성보다 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인정되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1월 착공이 예정됐던 총사업비 8,077억 원 규모의 새만금 국제공항은 최근 기본계획 취소 판결 등 법적·행정적 리스크로 제때 착공하지 못할 위기에 직면한 상태이다
◇ '지역 자립성장' 정부 약속 무색… 전북 '상대적 박탈감' 우려
정부는 2019년 당시 "인구가 많지 않고 공공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은 발전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타당성 확보에 애로가 있어, 젊은 층의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고 "지역의 자립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충해 사람과 기업이 모이고 활력을 높여 지역을 살리겠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은 사업으로, 이미 국가 정책적 추진 필요성을 정부가 인정한 사업이다. 현 정부에서도 국정과제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성장 거점 육성'과 '교통혁신 인프라 확충'의 핵심 사업으로 명시하는 등,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왔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동일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선정된 새만금 국제공항이 기본계획 취소 판결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대로 착공이 늦어진다면 전북만 국가균형발전 흐름에서 뒤처지고,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국가균형발전 본래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새만금 국제공항의 법적 문제 해결과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중앙 정부의 전향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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