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장 문승우)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에 새만금 투자를 촉구하며 “새만금을 세계 최초 RE100 반도체 허브로 만들자”는 구상을 내놨다.
문승우 의장과 김희수 부의장 등 도의원 14명은 17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탄소중립과 RE100 달성이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새만금이야말로 그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우선 수도권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아 대규모 태양광·풍력 단지 조성이 어렵고, 최대 16GW에 달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가 수도권 전력망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고압 송전선 건설에 따른 주민 반발, 경관 훼손, 지역 불평등 심화 등의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러한 여건 속에서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만금은 전혀 다른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전북 지역은 이미 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만금 내에서는 태양광 3GW, 해상풍력 4GW 등 총 7GW 규모의 발전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대기 중인 태양광 발전 규모 5GW까지 포함하면 최소 17GW 규모의 재생에너지원 확보가 가능하다. 의원들은 “수소 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와의 결합을 통해 RE100 달성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새만금의 장점은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활한 부지를 바탕으로 생산시설, 연구개발, 교육, 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미래형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새만금 신항만과 국제공항, 철도를 연결한 ‘트라이포트’ 물류체계도 구축되고 있다.
도의회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재생에너지 기반 반도체 허브를 건설할 수 있는 국가 전략 거점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도의회는 정부의 역할도 강하게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탄소중립을 국정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며 “이제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결단을 미룬다면 수도권 집중 심화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 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투자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RE100 가입 기업”이라며 “새만금 투자를 통해 RE100을 실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도의회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한계를 넘어 새만금에 ‘세계 최초 RE100 반도체 허브’를 구축할 것 ▲삼성, SK 등 반도체 기업들은 새만금 투자를 통해 RE100을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 ▲새만금 투자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고 대한민국을 반도체 생태계 강국으로 도약시킬 것 등이 그것이다.
도의회는 끝으로 “새만금 투자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국가의 미래를 동시에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결단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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