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단순한 생계수단을 넘어 치유와 교육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발달장애인의 직업재활을 돕기 위한 치유농업 기반 교육 자원 ‘식물 재배 관리-꺾꽂이 활동’을 개발하고, 특수학교 현장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은 기본적인 돌봄뿐만 아니라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과 사회 적응 지원이 절실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3년 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직업재활 교육 자원을 내놓았다.
연구진이 전국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3곳(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집단은 기존 직업교육을 받은 집단보다 손기능·물체 조작 능력이 27.2%, 신체 협응성이 9% 향상되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인쇄나 사무 중심 교육에 비해 농업 활동이 발달장애인의 신체적·인지적 발달에 훨씬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이번 교육 자원은 16주 과정으로 설계됐으며, △치유농업 이론 수업 40분 △채소·허브 심기와 수확 등 실습 40분으로 매주 80분간 진행된다. 단순히 식물 관리에 그치지 않고,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을 보조하는 서비스 업무 교육까지 포함해 실제 직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교육은 학생 개별 특성에 맞춰 대면 서비스 업무(고객 응대, 예약 관리)와 비대면 식물 재배 관리로 구분돼 진행된다. 이는 발달장애인의 강점을 살려 맞춤형 직업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전주 동암차돌학교 한 교사는 “실외 활동 공간 조성과 식물 관리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신체 기능은 물론 생활 태도까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치유농업을 통해 장애인의 신체 기능을 높이고 일자리로 연계한다면, 농업과 복지 모두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치유농업이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이 주는 치유의 힘이 발달장애인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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