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기부 장관, 첫 전북 행보… 중소기업·소공인·외국인 스타트업 현장 목소리 경청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전북특별자치도를 찾았다.

11일 하루 동안 이어진 전북 방문 일정은 중소기업의 인재난, 소공인의 성장 고충, 외국인 스타트업의 현장 애로까지 지역 경제의 다양한 현안을 직접 살피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장관은 특유의 따뜻한 소통 행보와 날카로운 정책 진단으로 지역 경제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첫 일정은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중소기업 연구인력 매칭데이’였다. 이 자리는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전북 중소기업과 연구자의 길을 찾는 청년들이 직접 만나 교류하는 뜻깊은 장이었다. 행사장에는 25개 기업이 참여해 구직자들과 활발한 상담을 진행했으며, 전북대 진수당 로비는 청년들의 열기와 기업인들의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한 장관은 행사에서 “전북 청년 연구자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찾고, 중소기업은 미래 성장을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만나는 소중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정부도 기업과 청년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후 열린 AI·R&D 인력 양성 간담회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문가, 기업 대표, 연구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은 우수 인재 확보에서 수도권 기업보다 두 배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장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려면 AI와 R&D 인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장관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놨다. △AI 인재 채용 전용 트랙 신설, △기업 현장 실무 중심의 OJT(On-the-Job Training) 기반 제조 AI 인력 양성, △지방 중소기업 대상 연구인력 지원 물량 확대 등이다. 장관은 “실현 가능한 제안은 속도감 있게 정책으로 반영하겠다”며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점심시간에는 전주 덕진구 백년가게 ‘늘채움’에서 소공인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마련된 소공인과의 직접 만남으로, 현장 분위기는 한층 친근하면서도 진지했다. 참석한 소공인들은 금융지원 부족, 스마트 장비 보급의 필요성, 디지털 전환 교육 확대 등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한 장관은 소공인들을 “제조업과 지역경제의 든든한 뿌리이자 버팀목”이라고 치켜세우며, “소공인은 업력과 거래방식이 일반 소상공인과 다르기에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해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찬 후 장관은 팔복동 소공인 집적지구를 찾아 공동기반시설인 전주대장간을 시찰하고, 최신 레이저 절단기와 3차원 측정기 등 공동 활용 장비를 직접 살펴봤다. 이어 수소산업이라는 신산업에果敢히 뛰어든 소공인 기업 ‘나눔정밀’을 방문해, 기술혁신을 향한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의 집념이 우리 제조업의 미래를 열 것”이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후에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로 자리를 옮겨 외국인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났다. 전북에 둥지를 튼 창업가들은 언어 장벽, 맞춤형 창업 지원 부족, 해외 역진출 지원 필요성 등 다양한 고충을 토로했다. 장관은 “수도권 못지않은 자금·인프라·네트워킹 기회를 지역에서도 보장하겠다”며, “외국인 창업가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현장에 모인 외국인 창업가들은 장관의 공감 어린 발언에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마지막 일정은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방문이었다. 장관은 전북중기청을 비롯해 중소벤처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테크노파크, 전북기계공고 관계자들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지역 현안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북은 새 정부 국가균형성장 전략의 3특 중 하나로 지정된 만큼, 지방 중소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원기관들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전북 방문은 중소기업 우수 인재 확보, 소공인 맞춤형 지원, 외국인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라는 세 가지 축에 방점을 찍었다. 지역 경제계는 “한 장관의 행보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방문이 아니라, 현장의 땀 냄새와 목소리를 담아낸 진정성 있는 소통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청년 연구자 매칭’, ‘소공인 스마트화’, ‘외국인 창업 지원’은 전북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기부가 제시한 정책적 보완책이 신속히 실행에 옮겨질 경우, 전북 지역 경제의 체질 개선과 혁신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