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5% 상호관세를 본격 시행함에 따라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현장 맞춤형 종합 지원책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 이하 중기부)는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상호관세 시행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관세 충격 완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7월 31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의 15%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됐다. 이에 중기부와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3.1%의 기업이 對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는 ‘물류지원’(73.2%), ‘정책자금’(38.8%), ‘관세정보 제공’(23.5%)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관세 지원 프로그램 ▲수출 경쟁력 고도화 ▲해외시장 다변화 ▲제도적 기반 구축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첫째, 현장애로 밀착지원을 위해 중기부와 관세청이 협업한다. 관세 정보를 신속히 취합·전달하고,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등 피해 우려 품목에 대한 심층 컨설팅을 확대한다. 대기업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관세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둘째, 정책자금·보증 지원이 강화된다. 정부는 4조6,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과 보증을 신속 지원하고, 수출다변화 특례보증 총량을 현행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정책자금 지원 기준도 완화해 보다 많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물류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도 신설됐다. 수출바우처 지원 규모를 4,200억원으로 확대하고, 국제운송비 지원한도를 기존 3천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두 배 상향한다. 또한 105억원 규모의 ‘K-수출물류바우처’를 2026년부터 신설해 국제운송료·특송비 등 물류비용을 상시 지원한다. 특히 미국 내에 화장품 전용 물류센터 2개소를 구축해 K-뷰티 기업들의 물류 애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내수 강소기업의 수출기업화 모델을 마련하고, 해외 진출 성공기업에는 정책자금과 후속 지원을 집중한다. 아울러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K-뷰티 통합 클러스터를 조성, 체험·문화·관광·산업이 결합된 복합 공간을 운영해 글로벌 바이어와 소비자들을 유치할 방침이다.
벤처·스타트업 지원도 강화된다. 테크산업 K-혁신사절단을 파견해 현지 기관과 교류를 확대하고,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를 조성해 한국 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 이 밖에 지역 특화산업 맞춤형 수출규제 대응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K-브랜드 위조상품 탐지 및 삭제 등 IP 보호 체계도 강화한다.
수출시장의 편중을 막기 위해 **‘4대 K-소비재 수출전략’**이 새로 마련된다. 뷰티·패션·라이프·푸드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채널과 협업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또한 ‘K-공공조달 국가대표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공공조달에서 검증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시장별 맞춤형 전략도 추진된다. 주력시장에는 현지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신흥시장에는 양자·다자 협력 채널을 통해 정부 간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개척시장에는 국가별 특화 수요를 반영해 진출을 모색한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 입점 지원과 물류비 보조를 포함한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 활성화 방안’을 연내 마련한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 최대 3년간 15억원을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협력 컨소시엄’을 운영한다. 특정 국가에서 제3국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는 이른바 ‘P턴’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피해 중소기업에는 사업전환 자금을 신속히 지원하고, 융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한 중소기업 수출지원 근거를 통합한 '중소벤처기업 해외진출 촉진법'을 제정해 흩어져 있는 제도적 기반을 하나로 묶는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상호관세 시행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K-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 기업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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