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사회적 논란을 이어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86명 중 찬성 183명, 반대 3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불법파업 조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표결에 불참했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원청기업이 하청 노동조합과도 교섭해야 한다. 그동안 원청은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면 교섭 의무를 져야 한다. 이는 배달·건설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다.

둘째, 파업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된다. 기업이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개인에게 수백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관행을 막아, 헌법이 보장한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취지다.

셋째, 노동쟁의의 범위가 확대된다. 임금·근로조건뿐 아니라 노동자의 권익과 관련된 더 폭넓은 사안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법 통과를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015년 첫 발의 이후 11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며 “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제를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23일부터 김형동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이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불과 하루 만에 표결로 이어졌다. 개혁신당 소속 이주영·이준석·천하람 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재계는 법 시행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해외 이전을 부추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역시 같은 논리를 들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법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우 의장은 “법 통과에 반대한 분들도 시행 준비 과정에 함께 참여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도 상정됐다. 이 법안 역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가로막혔으나, 종료 후 표결이 이뤄질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노란봉투법은 한국 노동법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시행 과정에서 여야의 정치적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