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새만금을 세계적 수준의 실험무대인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로 조성한다.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규제가 없는 첨단산업 시험장, 자유로운 기술 실증 공간으로 만들어 국가 혁신성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전북자치도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미정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새만금을 국가 규제혁신의 선도모델로 육성해 대한민국 산업구조 재편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만금을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로 조성해 기업들이 가장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국가 차원의 6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ABCDEF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인공지능, 바이오, 문화콘텐츠, 방위산업, 재생에너지, 미래제조업이 그 대상이다. 정부는 인프라와 인재, 자본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한편,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 활동 제약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북자치도는 여기에 ‘G’, 즉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를 더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새만금 전역을 규제 없는 실험 구역으로 지정해 첨단산업을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새만금이 이 같은 전략의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일 매립지 규모만 291㎢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넓은 개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공항과 신항만, 내부간선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이 속속 확충되고 있다.
특히 RE100 기반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 중이라는 점은 글로벌 기업 유치에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세계적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 여부를 투자 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 새만금이야말로 친환경 에너지 기반을 확보한 준비된 산업 전진기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새만금에는 이미 다양한 미래 산업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K-방산 테스트베드, 의료용 헴프 산업, 하이퍼튜브 시험센터, 스마트팜과 K-푸드 수출 허브 등 차세대 산업이 유치되거나 추진 단계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광활한 부지와 재생에너지, 국제 물류망이 결합된 복합 실험무대로서 새만금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도는 메가샌드박스가 본격 가동되면 기업들의 투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가 사라진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AI 데이터센터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방위산업 테스트베드는 무기체계의 성능 검증과 실전형 훈련장을 제공해 K-방산의 세계시장 진출을 촉진할 전망이다.
의료용 헴프 산업은 법적 특례가 적용될 경우 의약·바이오 분야의 세계적 연구 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팜과 K-푸드 수출 허브는 농생명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동북아 식량 공급망에서 새만금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김미정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새만금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는 단순한 지역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라며 "새만금은 이미 준비된 전략지대로서, 정부 정책을 빠른 속도로 실현하고 성과로 입증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자치도는 하반기 안에 산업별 규제특례 목록을 정리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법령 개정 및 국회 건의 절차를 병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민간기업과 연구기관을 참여시켜 시범사업을 발굴, 제도 시행 직후 가시적 성과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도는 새만금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로 자리 잡으면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글로벌 연구개발 클러스터 형성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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