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주 문화공간이룸(이사장 이윤정)에서 2025 비르투오조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인 트리오 오브 '상실의 시대'가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상실’과 ‘회복’, 그리고 ‘인간 존엄’을 음악으로 깊이 있게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날 무대에는 국내외 클래식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휘, 첼로의 표현 영역을 확장해 온 첼리스트 이호찬, 섬세한 해석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김경민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완벽한 호흡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공연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한다.

공연은 세 곡의 피아노 트리오로 구성되어 하나의 서사로 엮었다. 첫 곡인 라흐마니노프의 'Trio elegiaque No.1'은 젊은 작곡가의 내면적 슬픔과 서정적인 감수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공연의 막을 연다. 

이어지는 쇼스타코비치의 'Piano Trio No.2'는 전쟁의 비극과 집단적 고통을 강렬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유대인 민속 선율과 장송 행진곡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개인의 상실이 어떻게 집단의 아픔으로 확장되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2부에서는 스메타나의 'Piano Trio in G minor, Op.15'가 연주된다. 어린 딸을 잃은 아버지의 비통함을 담아낸 이 곡은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연주와 만나 관객들의 뜨거운 공감을 자아낸다. 

상실의 감정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회복의 과정이 음악으로 생생하게 펼쳐지자, 공연장은 숙연한 감동으로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음악이 단순히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라,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고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언어라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공간 이룸 이윤정 이사장은 “예술은 기억을 담는 그릇이며, 공동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언어”라며 "이번 공연이 지역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정적 연대의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전주 시민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흔치 않은 수준 높은 실내악 무대이자,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깊이 있는 음악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나게 될 이번 공연은 지역 문화예술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