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와 전주의 행정 통합 논란이 지역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전주·완주·익산을 포괄하는 ‘전북형 100만 메가시티’ 구상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의원은 4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의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통합은 거짓 통합”이라며 “행정구역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기능적 협력과 실질적 연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행정 통합은 단순히 지도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며 주민의 삶, 지역의 정체성, 그리고 지방자치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참여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의원이 제안한 ‘전북형 100만 메가시티’는 전주, 완주, 익산을 산업·교통·에너지 측면에서 하나의 생활권, 경제권으로 연결하고, 자치권을 유지한 채 광역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는 모델이다.
안 의원은 “특별지방자치단체 제도를 활용하면 기존 자치단체의 독립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메가시티 구성이 가능하다”며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5극 3특’ 국정 구상이나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제시한 ‘선 협력, 후 통합’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수도권 집중에 맞서 비수도권 광역권이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북은 전주·완주·익산이라는 탄탄한 삼각축을 이미 갖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균형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의 “도와 전주시가 추진 중인 통합에 반대하느냐”고 묻자, 안 의원은 “반대라기보다는 ‘숙의 없는 방식’으로 주민 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린 상태에서 주민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북자치도에서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찬성만 유도하는 식의 캠페인은 결국 주민을 소외시키는 것”이라며 “정치는 해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를 제시하고, 도민이 직접 판단하도록 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과의 협의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서 안 의원은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익산 시민들과는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눈바 있다”며 “질문을 할 때에 익산 시민은 대부분 긍정을 표했으며 익산은 식품 산업, 교통망, 스마트 물류 등에서 전북 발전의 중요한 축이다.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한 “이전의 새만금 메가시티 구상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현실을 외면하고 이상만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구상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자치권을 보장하면서도 공동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훨씬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주·완주 통합을 둘러싼 도민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광역도시로의 도약과 행정 효율화를 강조하는 반면, 반대 측은 주민 자치권 약화와 지역 불균형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지금처럼 여론을 편향적으로 조성하거나 정치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갈등만 깊어질 것”이라며 “어떤 선택도 도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북이 수도권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내부 분열이 아닌 연대가 필요하다”며 “도민의 삶을 진정으로 개선하는 길은 강압이 아니라 공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도민의 분열을 초래하는 통합 추진이 아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전북형 메가시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의 기자회견이 현재의 행정통합 논쟁을 넘어서는 새로운 흐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며, 당장 실현은 어렵더라도 메가시티 구상이 도민 공감대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안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완주와 전주 통합을 찬성하는 측에서 다수 참석해 안 의원에게 통합 반대 추진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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