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행정 통합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완주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완주 전주 통합 반대 완주군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송병주)는 23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도지사의 거처 이전과 통합 홍보물 배포에 대해 “도민을 기만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책위 소속 완주군민 30여 명과 윤수봉·권요안 도의원과 국영석 전 고산농협장 등이 참석해서 힘을 보탰다.
대책위는 김 지사가 지난 21일 완주군 삼례읍으로 주소를 옮긴 것을 두고 “주민투표를 한 달 앞둔 시점에 군민과 소통하겠다는 주장은 통합 강행을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심으로 군민 의견을 듣고자 했다면 이미 수개월 전부터 거주하며 민심을 살폈어야 한다”며 “거주이전의 자유를 방패 삼은 조급한 행보는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책위는 전북특별자치도가 발행해 완주군민에게 발송한 ‘완주 전주 상생 발전 방안 105호’ 홍보물에 대해 “일방적이고 편향된 내용으로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해당 홍보물은 '통합은 이득', '3대 폭탄설은 진실이 아닙니다' 등의 문구를 담고 있으며, 통합 반대 의견은 전혀 담기지 않아 “공공기관이 중립을 저버린 선전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법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 같은 홍보물이 공직선거법과 주민투표법,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특정 결과를 유도하는 것은 위법이며, 예산의 목적 외 사용도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지사에게 △전주-완주 통합 추진 즉각 중단 △통합 찬성 홍보물에 대한 공식 사과 및 책임자 문책 △홍보물 제작 및 발송 관련 예산 집행 내역 공개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방자치의 근본을 훼손하고, 주민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완주 통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는 오는 8월 또는 9월 중 실시될 예정으로, 이번 대책위의 강경한 입장이 향후 통합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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