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통합, 105개 상생안 ‘법제화’로 새 역사 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지역 정치권은 21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전주 통합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 전주시를 지역구로 둔 정동영 국회의원과 이성윤 국회의원은 21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완주 전주 통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의 당위성과 통합추진에 매진할 것을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한편 김윤덕 의원도 뜻을 함께했으나 국토부장관 청문회 준비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통합의 핵심은 주민이 제안하고 협의한 105개 상생발전 방안을 '통합시 설치법'으로 명문화하여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데 있다며 이성윤 국회의원은 빠른 시일 안에 법제화를 약속했다.

이는 과거 청주·청원 통합 사례처럼 주민 간의 약속을 법으로 담아내 이행력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도에서는 상생 법안 명문화와 함께 완주·전주 통합과 연계하여 정부와 국회에 '거점 특례시 지정'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며, 이는 광역시에 준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은 통합 재원 대책으로 과거 청주·청원 사례(100분의 6을 10년 요구) 보다 높은 100분의 10을 15년간 요구, 약 1조원 규모의 통합 인센티브를 확보해 사업 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청주·청원 통합 사례를 들며 "청원과 청주가 세 번 실패 끝에 결국 통합을 실현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인 사례처럼, 이제는 전북이 행동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피지컬 AI 선도지역으로서 전북의 역할과 완주-전주 통합이 가져올 엄청난 시너지를 역설하며, 전북이 세계적인 피지컬 AI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정치권과 언론이 폭력이나 비난 없이 논의의 장을 활성화하여 미래를 위한 희망의 축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지사는 완주군 삼례읍으로 전입신고를 마치며 '주민 주도형 통합'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고,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 논의와 관련해, 105개 상생과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며 “청주·청원 통합 사례를 참고해 법적 효력을 갖춘 이행체계를 마련할 계획이고, 도지사 직속 상생발전 이행 점검위원회를 완주군 2/3, 전주시 1/3 비율로 구성해 완주 군민의 시각에서 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시의 채무 문제에 대해 "써버리고 사라지는 적자성 부채와 도시의 자산으로 남는 건전한 채무로 구분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주시의 6,000억원 채무 중 약 3,000억원은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토지 매입 등 공공재 성격의 재정 투입으로 이루어진 자산성 부채이며, 나머지 대부분도 실내체육관, 야구장 등 자산으로 남는 빚이라고 밝혔다.

전주시의 자산 규모가 11조원이 넘어 전국 200개가 넘는 기초 지자체 중 11번째로 많다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또한, 통합 시 완주군민이 전주시의 채무를 부담할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성윤 의원은 이번 통합 논의를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극복할 '생존전략'이자 유일한 길이라 강조하며 국회 차원에서 입법 활동을 통해 완주 전주 통합에 기여할 것을 천명했다.

이번 통합 논의는 완주군민 6,152명의 서명으로 시작된 '주민 발의형 통합'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주민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완주와 전주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전북은 인구 약 73만명, 면적 1,027㎢의 대도시권을 보유하게 되어 서울보다 1.7배 넓은 행정 규모를 갖추게 되며 성장 발전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는 것이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다.

통합이 되면 중복 행정기능 효율화, 대규모 시설 투자 및 도시 인프라 재편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이 기대되며, 도시철도, 광역버스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원스톱 행정 등 생활 서비스 향상도 예상된다.

나아가 수도권 집중 심화 속에서 전북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고, 도시와 농촌, 중심과 배후가 연결되는 새로운 자치모델로서 '구조적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통합에 따른 주민 권익 보장을 위해 지난 2월 도의회와 함께 '통합시군 상생발전 조례'를 이미 제정해 세출 예산 비율 유지, 교육·복지·농업 예산 확대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이번에 제출한 통합건의서는 지방시대위원회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았으며, 오는 8월이나 9월경 주민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는 완주와 전주의 통합을 반대하는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장과 서남용 전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들도 다수 참석해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 통합의 길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