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가 한미통상협상에서 농업을 또다시 협상 카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성명에는 어기구·이원택·문금주·문대림·서삼석·송옥주·윤준병·이병진·임미애·임호선·주철현 의원이 함께했다.
이들은 “30여 년간 우리 농업은 국제통상협상에서 늘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며 “농촌과 농민이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고 강조했다.
특히 WTO 출범 이후, 한미 FTA, 한중 FTA, 한EU FTA 등 주요 무역협정에서 농업은 협상에서 가장 먼저 양보된 분야였고, 그 결과 곡물 자급률은 20% 이하로 떨어졌으며, 농가소득은 제자리걸음, 농가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최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여 본부장이 “고통스럽지 않은 농산물 협상은 없었다”, “농산물도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 “이는 농업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발언”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쇠고기 수입 요건 완화, 쌀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 농산물(GMO) 수입 확대, 검역 기준 완화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들에 대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식량주권과 검역 주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은 이미 미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지난해만 해도 8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요구는 정당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업은 결코 다른 산업의 이익을 위해 교환될 수 없는 생존 산업”이라며 “정부는 수출 성과보다 국민 건강과 식량주권을 먼저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향후 통상협상에서 농업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예정됐던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계획돼 있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민주당은 “어제 청문회에서 전 후보자의 전문성과 정책 추진 능력을 충분히 확인했고, 여야 간사 간에도 보고서 채택에 합의했다”며 “국민의힘은 정쟁을 멈추고 약속대로 인사청문 절차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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