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생명 나누는 가장 쉬운 봉사"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가장 쉬운 봉사입니다. 30분이면 충분하고,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어요. 하지만 그 30분이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강진석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장은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전북도민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간곡히 당부했다.

매년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전북 지역의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다. 평소 헌혈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혈액 공급에 큰 공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강 원장에 따르면 현재 전북 지역은 연간 약 12만5,000여명분의 혈액이 필요하지만, 실제 헌혈에 참여하는 인원은 2024년도만 기준 10만4,000여명에 그쳐 약 2만 1,000명분의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에서는 부족한 일부 혈액은 타 시도에서 공급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헌혈은 한 사람이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여러 번 한 사람이 또다시 헌혈하는 재참여자들이 대부분이다. 헌혈을 한 사람이 여러 번 참여하는 등록헌혈자의 참여 비율 또한 우리 지역은 헌혈의 집으로 오는 개인 헌혈 기준 2024년도만 연간 20여회 넘게 하는 사람도 많다. 현재 전북 지역 헌혈의 84.5%가 재참여자들이라고 한다. 즉 전북 전체 헌혈 건수 6만6,571건 중 5만6,000여건이 한 번 헌혈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참여하는 경우다. 소수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반복해서 헌혈에 참여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강 원장은 헌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을 망설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지만 한 번 경험하면 헌혈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처음 헌혈을 경험한 학생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다.

전북은 학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면서 암 환자 등이 늘어나 혈액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반면 헌혈할 수 있는 자원은 축소되고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전북의 연평균 헌혈률이 6.0%로 전국 평균 5.5%보다 높지만, 초고령 지역 특성상 혈액 수요량이 더 많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제 10대 청소년들이나 20대 청년들에게만 의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강 원장은 "30~60 세대 중 헌혈 경험이 없는 분이 헌혈을 하실 경우 특별기념품을 우편으로 보내 감사와 재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헌혈에 참여하면 자녀들도 함께 헌혈의 집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헌혈 문화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30대 이상의 중장년층 헌혈 참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도민들이 헌혈을 하고자 해도 "약을 먹는다", "혈압이 있다", "피가 나쁘다" 등의 이유로 헌혈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강 원장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헌혈의 집에서는 사전 문진과 여러 검사를 통해 헌혈에 적합한지 판정하므로, 부담 없이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보시면 됩니다. 헌혈 정년은 만 69세로, 64세까지 헌혈 경험이 있다면 69세까지 헌혈이 가능합니다. 나이 때문에 주저하실 필요가 없다.”고 강 원장은 말했다.

이러한 헌혈 정년도 고령화 시대에 맞춰 헌혈 정년을 더 늘리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강 원장은 "단지 30분 정도의 시간과 작은 용기만 있으면 된다. 그 작은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이어주는 기적이 된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한 방울이 응급실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수술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새로운 내일을 선물할 수 있다"며 헌혈이 특별한 기술이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봉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은 혈액 수급 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등학교에 헌혈 횟수를 늘려달라 요청하고 있으며, 일반 단체 및 관공서, 적십자 봉사회, 라이온스, 로타리 등 지역사회 봉사단체와 연계하여 시청이나 군청을 거점으로 월 1회 특정 날짜를 정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헌혈 마당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또한 헌혈자에게 제공되는 기념품이 헌혈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여, 헌혈자 예우를 위해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하기 위해서 지역 기업들이 헌혈자용 기념품을 기부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강 원장은 마지막으로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 사람들이 팔을 걷어 올리기 주저하는 시기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며 "가까운 헌혈의 집이나 헌혈차가 보인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마시고, 잠시 발걸음을 멈춰 소중한 생명 나눔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북도민의 헌혈로 도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충당하고, 자급자족하는 건강한 혈액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강 원장의 말처럼 우리의 작은 용기가 만드는 큰 기적을 경험해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당신의 따뜻한 마음 한 방울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될 수 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