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석면건축물 철거를 위한 국비 지원 제도화를 환경부에 공식 요청하며, 도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오전, 최지선 전북자치도 생활환경과장은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도내 석면 건축물은 건강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이 많고,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에 국비 지원을 정식 건의했고, 시도지사협의회 및 국회를 통해 전국적 공감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도내 석면건축물은 총 891개소로, 이 중 어린이집 58개소, 노인복지시설과 대학교 등 공공성과 이용률이 높은 시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석면은 2009년 사용이 전면 금지됐으나, 그 이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돼 여전히 많은 건축물에 잔존하고 있으며, 노후화에 따라 분진 비산 가능성과 인체 유해성이 커지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2023년부터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도비를 투입해 철거를 지원해왔으며, 3년간 총 16억 원을 투입해 65개소를 정비했다. 하지만 민간시설까지 포함한 전면 철거를 지자체 예산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철거에 소요되는 전체 예산은 약 4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행 '석면안전관리법'은 석면 건축물 소유자에게 6개월마다 유해성 평가와 위해성 측정, 안전관리인 지정 등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철거 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는 노후 슬레이트 철거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석면 건축물에도 국비 50% 지원을 적용해 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다.
전북자치도는 5월부터 연말까지 도내 석면 건축물 891개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며, 점검을 통해 관리 미흡 시설에는 행정조치를, 철거가 필요한 시설은 단계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140개소를 점검해 8개 시설이 적발된 바 있다.
최지선 도 생활환경과장은 “석면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단순한 시설 관리 차원을 넘어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할 사안”이라며 “도 차원에서는 제도 보완 건의와 병행해 철저한 조사·점검을 실시하고, 도민의 생활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주 국회를 방문해 관련 상임위와 의원실에 국비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시도지사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해 전국적인 공동 대응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