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체육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체육박물관 건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역 체육계와 도민들 사이에서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체육회는 수년 전부터 체육박물관 건립을 준비하며 올림픽 메달, 국가대표 유니폼, 각종 경기용품, 트로피, 역사적 사진 등 총 4천여 점에 달하는 체육 관련 유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왔다.
이들 기증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전북 체육의 생생한 역사이자, 지역 체육인들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많은 체육인들이 자신이 아껴온 기념품들을 기꺼이 무상으로 기증하며 박물관 건립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표현했다.
하지만 현재 이 귀중한 유물들은 전북체육회 건물 2층의 좁은 수장고에 임시로 보관되고 있어 전시나 관리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유물 훼손에 대한 우려는 물론, 보관 공간의 한계에도 이미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종상 전북체육회 학예사는 "체육인들은 앞장서서 소중한 유물을 기증했지만, 정작 행정의 뒷받침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헌신과 땀이 스민 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건립에 필요한 예산 확보와 부지 선정이 지연되면서 사업 추진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체육인들의 선의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전북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체육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포츠 도시로서의 정체성과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라도 지역 체육의 역사와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은 꼭 필요한 시설이다.
체육박물관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공간을 넘어서, 미래 세대에게는 도전 정신과 자부심을 길러주는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다. 또한 도민들에게는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체전과 도민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경기 등을 통해 수많은 체육 인재를 배출해 온 전북의 찬란한 체육사를 정리하고 후세에 전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었다.
전북 체육박물관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도민과 체육인들의 염원을 하나로 모아 전북 체육 100년의 미래를 준비하는 체육박물관 건립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