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미술협회장으로 협회 발전 추진사항은?

- 공정하고 공평한 감정을 위해 권위 있는 전문 감정가를 확충하고, 분야별 전문 감정위원의 자격 요건 마련, 자발적 고미술품 등록제 추진 등 공적 감정기관에 적합하도록 감정기구를 재정비해 고미술 감정의 공신력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위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관련 포럼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문화재 해외 반출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다양한 관리 체계도 만들어 제안할 예정입니다. 또한, 전시전담팀을 구성해 수준 높은 고미술협회 정기전을 개최하고, 고미술 홍보와 소통 다변화로 고미술 인구 저변 확대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Q. 지역회장으로 전국회장을 처음 하셨는데 애로사항은 없나요?

- 제가 협회에서 10여 년간 감정 및 다양한 행정업무를 수행해서 전국의 많은 회원분들께서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고 계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또한, 지역 회장을 역임해서 지회 회원님들의 심정을 잘 알고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Q. 전북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계시는데 어떤 연유인지요?

- 전북은 전통문화의 중심지답게 서울 다음으로 많은 회원들이 있는 곳입니다. 또한 국내 최대의 한옥마을이 있는 만큼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도 많이 전해지고요. 전통문화 계승에 앞장선 분들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으므로 오래 전부터 전북의 많은 고미술계 선후배 분들과 교류를 해왔고, 그래서 애정이 남다릅니다. 

앞으로 전북지회만의 색깔을 가진 전시회 주최에도 지원하는 등 전북 고미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Q. 고미술 관련 법을 개정하려고 하신다는데 어떤 부분이 불합리하신지요?

- 1962년에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은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나아가 이를 활용해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보호와 활용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 동산문화재수출을 금지하는 이 문화재보호법은 한류 열풍으로 K컬쳐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이 시대와 부합하지 않습니다. K팝이나 K무비, K문학 등 우리나라 다양한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반면, 미술품만 유독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엄격한 규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법상의 골동품은 ‘제작 후 100년을 넘은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문화재보호법에서는 일반 동산문화재 해당 기준을 ‘제작된 후 50년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어 고미술품은 물론 일부 현대미술품까지 홍보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해외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한국실에서는 작품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해외 경매에서도 한국에 있는 일반동산문화재는 출품이 안 되는 탓에 한국 미술품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사동에 나가보면 희소성이나 특이성이 떨어져 거래 가격이 10만 원 대인 물건도 많지만 제작연대 기준에 부딪혀 해외 반출이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작은 토기나 민속품,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반해 기념품으로 사가고 싶어도 구매할 수가 없습니다.

다가오는 5월 17일부터 관련 법령과 체계가 달라지면서 일반동산문화재 중 1946년 이후 제작된 것은 제한 없이 해외로 반출할 수 있게 됐지만, 고미술품의 경우 활발한 해외 거래나 세계시장에서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국보나 보물 같은 지정문화재와 역사, 예술, 학술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일반동산문화재 중 일부 반출은 급변하는 세계화 시대에 국가 간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까지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화재 약탈을 겪었던 이탈리아 역시, 과거엔 문화유산법을 두고 엄격하게 해외 반출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법이 소장자와 갤러리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2017년 법을 개정했습니다. 제작연대와 더불어 금전적 가치를 기준에 두고 일정금액(1만3,500유로(약 1,915만원))이하면 제작 시기와 상관없이 허가받지 않고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우리도 일반동산문화재 제작연대 기준을 ‘1910년 이내’ 범위로 완화하면서 추가적으로 국외 수출 기준 가치액을 정해 고미술품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세계 시장에 한국 미술품의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멋을 널리 알려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고미술 보존과 애호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 어떤 것이든 보존을 하려면 그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전통생활을 친근하게 여겼던 세대들이 있었기 때문에 고미술 애호가들도 꽤 많았습니다.

옛것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빠져 수집하는 이들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보존도 원활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현실이 달라졌죠. 뼈아픈 얘기지만 사실상 세대교체에 실패했고, 고미술계는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예술을 접하고 소비하는 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고미술협회에서도 고미술에 대한 애정을 되살리고, 고미술 애호가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고미술 콘텐츠를 제작하고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은?

- 저는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K컬쳐의 근간이 우리 고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미술협회는 우리 문화의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멋을 널리 알리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 고미술품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고, 선인들의 지혜와 혼이 담긴 문화재를 발굴하고 지켜온 고미술협회 회원들의 진심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만호 기자

**(사)한국고미술협회는 1971년 2월 18일 문화관광부 제217호로 법인인가를 받아 비영리법인으로 출발한 고미술 관련 전문단체다. 현재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집행부 본부를 두고 고미술품 감정을 전문으로 감정 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14개 지회에 정회원 약 450 명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