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는 상설전시관 전주와 조선왕실실과 선비서예실의 전시품을 교체 전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2층 전주와 조선왕실실은 채용신의 <영모화>를 비롯해 17건 51점을, 1층 선비서예실은 이황의 <자양금명> 을 비롯해 20건 등 모두 38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먼저, 전주와 조선왕실실 전시품 중 3건은 신소장품으로 이번 교체 전시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선보인다. <영모화>는 초상화가로 유명한 채용신의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채용신은 스승 없이 혼자 배우고 익혀 자신만의 동물화 화풍을 만들어갔는데 전례가 없는 사실적인 표현들이 눈에 띈다. 어미젖을 물고 있는 강아지, 연잎 아래 모여드는 올챙이, 목마를 탄 새끼 원숭이의 표현 등은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또 <화조영모화>, <문방도>는 모두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병풍으로 왕실에서 제작된 장식병풍이 민간으로 확산되고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19세기 책가문방도는 왕실을 넘어 민가에서도 사랑받았는데 신소장품은 20세기 초 민화와 결합한 문방도의 양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어 선비서예실에서는 이황의 <자양금명>을 비롯해 탑본첩과 윤순의 <백하서첩>, 김정희의 편지 등 6건의 신소장품을 처음 전시한다. <자양금명>은 1565년 가을, 이황이 자신의 제자 금응협에게 써준 것으로 유학자답게 주희의 글을 단아하게 쓴 글씨가 특징이다. 

이와 함께, 전주와 조선왕실실에서는 신소장품과 함께 지정문화재 2건도 선보인다. <신구법천문도>는 2022년 보물로 지정된 천문도 8폭병풍이다. 병풍의 제1-3폭까지는 동양의 전통적인 천문도인‘천상열차분야지도’를, 제4-7폭에는 황도를 중심으로 북쪽의 ‘황도북성도’, 남쪽의 ‘황도남성도’를 표현했다. 이 작품은 조선왕실의 천문학 수준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신구법천문도를 정교하게 도해하고 아름답게 채색한 화원의 탁월한 솜씨도 보여준다. 더불어 전시실에서는 기존에 전시했던 <이화개국공신녹권>(국보)의 다른 부분을 풀어 전시한다. 녹권에는 태조 이성계의 이복동생인 이화가 세운 공로와 더불어 포상과 특전 등이 적혀있으며, 닥종이의 연결 부분마다 옥새가 찍혀있다. 조선왕조에서 처음으로 발급한 관문서로, 나라를 세운 공신들의 업적을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은 신소장품을 연구해 그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모화병풍>은 2023년 구입해 조사를 거쳐 국립전주박물관 학술총서인 『석지 채용신 화조·산수화』에 소개된 바 있다. 이 책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한 영모화 작품을 책상달력으로 활용했으며, 문화상품으로 파일폴더를 제작해 가까이에서 조선의 전통 그림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다시 찾는 박물관’을 만들고자 정기적으로 상설전시실의 전시품을 교체하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접하면서 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