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전 국무총리)가 16일 "민주당이 (여러모로) 길을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제2의 DJ'(김대중 전 대통령) 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최종 혁신안에 대해선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4대 숙명'을 언급한 뒤 "그 누구와도 적대적이지 않았던 DJ시대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혁신(의 출발점)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며 "그 혁신을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로 해야 하는데 그쪽으로 가지 못하고 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특히 김은경 혁신위 혁신안과 관련해선 "가야할 곳을 가지 않고, 엉뚱한 길에서 헤매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특히 "혁신위가 도덕적 권위를 잃은 것은 뼈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주당다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당이 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국회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며 "도덕성과 유능함을 가진 정당으로 거듭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 유학하며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라는 책을 펴낸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문제를 언급하며 'DJ시대로의 회귀'를 수차례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對) 중국, 대러시아 정책은 안보인데 지금처럼 해선 안된다"고 전제한 뒤 "북한, 주변 4강(强)과 상대적으로 편안한 관계를 유지했던, 어느 쪽으로 극단적이지 않았던 DJ시대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4가지 (외교적) 숙명을 언급했다.

"분단국가로 평화 확보가 중요하고, 동맹국가들의 신뢰를 지켜며 민주와 인권, 다양성 포용 등의 공유가치를 추구해야 하며, 반도국가 특성상 대륙과 해양세력의 각축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이웃나라들과 적대적 관계가 아닌 안정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통상국가인 만큼 누구와도 적대적이지 않은 편안한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한참 뒤 먹고 살 미래산업인 IT를 이미 그 시절에 준비하고 무엇보다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등 DJ의 당시 여러 정책들은 지금보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부터 18일까지 2박3일 간 광주·전남에 머물며 대화와 강연 등을 통해 각계 인사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14주기인 18일에는 김 전 대통령이 탄생한 신안 하의도를 방문, 신안군이 주최하는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