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우리나라(식약처)에서 처음으로 돼지 췌도(췌장 안 인슐린 분비조직)을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 시험이 승인됐다. 

농진청은 인간의 난치병 극복에 다른 종(이종)의 장기를 활용하는 시대가 초래되며 돼지 신장 이종 이식 연구 결과와 이종 이식용 돼지 개발 현황을 소개하고 나섰다.

여기서 농진청의 국내 신장 이종 이식 기술은, 선도국 기술 수준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선 것을 시사한것으로, 우리나라는 2014년 첫 이식 이후 8년 만에 100일을 넘기며 이종 이식 연구의 역사를 바꾼것이다. 

2022년 미국에서 말기 심장 질환자에 돼지 심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에 따르면,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115일 동안 생존하며 신장이종이식 대한 권위가 높아졌다고 3일 밝혔다. 

이는 국내 신장 이종 이식 기록 중 가장 긴 기간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윤익진 교수팀은 지난 '22년 8월 5일 안전성평가연구소(전북분소)에서 원숭이에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고,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는 안전성평가연구소 동물모델연구그룹 황정호 박사팀에서 개발한 ‘이종 이식 수술 후 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 신장을 제공한 돼지는 초급성(단시간 만에 발생하는 거부 반응)과 급성(일일 후 발생하는 거부 반응) 면역이 제어된 형질전환 돼지로서, 지정 병원균 제어 시설(돼지와 영장류에 감염되면 위험한 지정 병원균이 제어된 시설(Designated Pathogen Free, DPF))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현재까지 신장 이종 이식 생존 기간 세계 최고 기록을 살펴보면 이종 이식 선도국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499일이다. 미국은 2000년 형질전환 돼지 신장 이식을 처음으로 시도해 2015년 생존 기간 100일을 넘기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원숭이에 돼지 신장 이식을 집도한 윤익진(건국대병원) 외과교수는 “100일이 넘는 생존은 신장 이종 이식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종 이식 선도국인 미국도 많은 시도 끝에 100일 이상 생존이라는 성적을 얻었고, 이후 9개월, 12개월 이상 생존 기간을 연장하며 임상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09년 이종 이식용 돼지를 처음 개발한 이후 면역거부반응 제어 유전자를 다르게 적용해 현재까지 총 5종의 돼지를 개발했다. 올해는 돼지에만 있는 유전자 2개는 제거하고, 사람에만 있는 유전자 3개를 추가한 이종 이식용 돼지 개발에 나선다.

 

또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운영하는 지정 병원균 제어 시설에서 사육한 돼지로는 처음 시도한 신장 이종 이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지정 병원균 제어 시설 운용 가능성을 입증하고 표준작업 지침서 개발, 개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범영 원장은 “이종 이식 연구를 꾸준히 지원한 결과, 선도국 수준에 근접하는 생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거부 반응 발생 정도가 사람 간(동종) 이식 수준에 가까운 돼지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안성평가연구소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