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발족한 ‘프로야구 제10구단 범도민유치추진위원회’의 위원들 태반이 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특정학교 출신들로 이뤄지는 등 위원 구성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를 본격화하기 위해 30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35명의 유치위원을 위촉하고 위원장 선임 및 ‘범도민 100만인’서명운동 전개 등과 관련한 첫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는 야구단 유치에 대한 범도민 차원의 염원과 의지를 담기 위해 각계각층 인사를 고르게 위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진위원 위촉 속내를 보면 지역 정치인과 언론사 대표, 경제ㆍ기업경영인, 도내 대학 총장 등이 대부분을 차지, 정작 전문 야구 관계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35명 유치위원 가운데 전북도의장과 전주ㆍ군산ㆍ익산시, 완주군 의장 등 정치인 5명을 비롯해 지역 언론사 대표, 경제ㆍ기업경영인, 도내 대학 총장 등이 28명, 금융계 대표 1명 등으로 구성됐다.

반면 야구계 인사는 고작 6명이 위촉된 데 불과해 ‘구색 맞추기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도 야구연합회 회장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전북도 출신 야구인들로 이뤄졌지만 이들은 도내에 거주하지 않고 강원도 등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실질적인 추진위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게다가 도내에 거주하지 않은 5명 위원들보다 전문 야구 지식을 갖고 폭넓게 활동해오던 지역 출신 전ㆍ현직 프로야구 선수 및 관계자들은 철저하게 명단에서 제외됐다.

야구인 출신 학교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위촉된 위원 6명 모두 전주지역 고교 출신이 아닌 군산지역 고교 출신들로 이뤄져 형평성 시비도 일고 있다.

도 체육회 소속 임원도 위원 구성에서 배제됐다. 도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해 도내 야구인들의 의지를 결집시키고 활동할 수 있는 도체육회 역할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위원에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도내 야구인 A씨는 “전북도가 도민의 염원을 모아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려면 도 전체 야구인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조직이 돼야 지극히 마땅하다”며 “이번 추진위는 진정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한 위원회인지 정치성을 가진 모임인지 도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추진위원 가운데 LH본사 유치 실패의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인사들이 과반수나 포함된 걸로 알고 있다”며 “이런 식의 조합으로 프로야구단을 유치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프로야구단에서 근무했던 B씨 역시 “야구단 속사정을 깊이 아는 사람은 당연히 전문 야구인들일 텐데 야구와 무관한 인사들이 위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추진위 구성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는 달리 야구단 유치를 위해 전북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는 지역 야구관계자들이 앞장서 수원시 주최 고고야구대회 등을 유치하는 등 10구단 유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