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에서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1회 정혜윤 한국화 개인전을 개최한다. 정혜윤 작가는 이번에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을 졸업하는 새내기 작가들이다. 예술계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번 작품전은 ‘기억과 향수(memory/ nostalgia)'를 주제로 삼아 일상의 감정과 관계, 개인의 모든 영역들, 환경, 도시, 건축, 공간부터 내적이고 심리적인 상황과 이미지의 문제들을 탐구해가고 있다.

정혜윤 작가는 “나는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그게 꼭 나 같기에 사소하고 무관심해지는 것들, 소중했다가도 낡고 버려지는 모든 것들 속에서 나는 존재 그 자체를 발견해내고 싶다. 또 그 발견의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재 또는 과거의 모든 존재에 물음을 던지고 싶다. 내 작업에서 기억과 향수는 사물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그 속에서 구겨지고 실체를 붙이고 덮데거나 구멍을 내기도 하며 ‘버려진’ 것을 ‘또 다른 탄생’자체의 정체성으로 재해석(발견)해 이미 끝이나 지나와 버린 누군가의 모든 잔해와 흔적을 또 다른 향수로 상기시킨다. ”고 말하고 있다.

이번 작품전의 재료기법에 있어서는 설치와 평면으로 나오며 버려진 사물의 이미지 또는 버려진 기성품을 주워와 천을 덮데거나 구멍을 내 바느질하며 버려져 끝이나버린 ‘타인’의 기억과 흔적을 가변시켜 계속되는 존재 또 다른 ‘발견된 물체(found objects)'로 만드는 것이다. 또 구멍 난 양말에 바느질, 단추가 다르게 꿰매진 셔츠 등을 액자에 넣어 나의 기억을 미술관의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을 패러디해 일상의 것을 특별한 방식으로 보이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나에게 있어 바느질은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는 일련의 행위로써 엄마를 상기시키며 구멍 난 것에 천을 덮데어 마음의 구멍을 새롭게 하며 지나치고 사라지는 기억들을 또 다른 것으로 보이게 발견하여 마음의 빈 곳에 향수를 가져다준다. 여러 겹으로 겹쳐서 엉망으로 바느질되거나 제대로 마감 처리되지 않은 실밥의 튀어나온 흔적들은 지나온 시간의 고통과 왜곡되는 무수한  이야기이다.”고 소회를 밝힌다. 

그리고 작가는 “나는 ‘사소함(trivial)’이라는 일상적인 요소가 갖는 불친절함과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꿔내고 싶다. 당신 안의 가능성을 사소함에 묻혀 상실시키지 마라,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재생산해 발견해내기를 바란다. 당신이 지나쳐온 이전의 모든 것들이 지금의 개인과 정체성을 만들어 낸다. 한 인간이 매 순간 자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기는 힘들지만 그러나 나는 사라지고 버려지는 것들의 무한함을 얘기해 주고 싶다. 누군가의 어느 하루 그 순간의 것을 발견해 내고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 ‘향수(nostalgia)'라는 건 어느 순간에도 그것이 기쁨이던 고통이던 인간 삶의 또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고 작가의 변을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