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지난 19일 열린 제7차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에서 동학농민혁명 당시 기록인 ‘소모사실’을 비롯한 5건의 유형문화재가 문화재 지정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소모사실’은 1894년 조선 정부가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기 위해 김산(金山: 김천)의 소모사로 임명한 조시영이 김산 소모영의 각종 문서를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편찬한 자료이다.

‘소모사실’은 조시영이 동학농민혁명 당시 직접 목격하고 보고받은 다양한 관련 사실을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사회상과 조선 정부의 대응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으며, 훼손이 거의 없는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사료적·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동학농민군의 주요 지도자인 전봉준, 김개남이 경상도의 동학농민군과 활발하게 연계를 시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소모사실과 함께 익산 관음사 묘법연화경, 남원 용담사 석등, 전주 삼경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완주 구룡암 사법어가 문화재 지정 심의를 통과했다.

익산 관음사 묘법연화경은 전라관찰사를 역임한 성달생이 전라도 고산 화암사에서 1443년 선친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간행한 묘법연화경의 1477년 복각본을 1561년 경상도 풍기 희방사에서 다시 판각한 것이다. 관음사 소장 묘법연화경은 15세기 후반 호남 지역에서 간행된 불경을 저본으로 16세기 다시 간행된 것으로서 전 7권이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보기 드문 사례이다.

남원시 용담사 석등은 용담사지 석조여래입상(보물 제42호) 및 용담사 칠층석탑(전북도 유형문화재 11호)과 함께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석등이다. 이 석등은 통일신라 팔각 간주석 석등의 전형적 양식을 계승하였으며 전체적인 원형이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고 고려시대 석조 미술의 장중한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전주 삼경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신체 비례와 안정감을 갖추고 있는 불상이다. 조선 후기불상의 전형적 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학술적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되었으며 18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완주 구룡암이 소장하고 있는 사법어는 고승 4인의 법어를 1562년 간행한 언해본으로서 현존하는 유일한 판본이다. 전체적인 내용이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이전 불경 언해본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고 16세기 중세국어 연구에 필요한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