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줄기세포 제작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발암 가능성을 배제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제작 기술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니스트)은 27일 생명과학부 김정범(41) 교수 연구팀이 단일 유전자만을 활용해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Oligodendrocyte progenitor cell)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는 척수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 신경수초를 구성하는 척수세포다. 

이 세포를 이용해 척수손상으로 파괴된 신경을 재생시켜 척수손상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전분화능 상태'를 거치지 않아 암세포로 변하거나 기형종이 나타날 우려가 없다. 

연구팀은 10개월에 걸친 동물실험을 통해 유전적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직접 검증했다. 

유니스트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장인 김정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세포 제작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척수손상 등 난치병 치료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고 말했다. 

유니스트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는 2012년부터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파트너그룹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분야 공동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기점으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척수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김 교수의 연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제작된 희소돌기아전구세포는 척수조직의 원료세포로 바이오 3D 프린터를 통해 척수조직을 찍어낸 뒤 다시 환자의 손상 부위에 직접 이식해 척수손상 치료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울산산재모병원이 건립되면 기술의 실용화가 가능해 산업재해로 고통 받는 척수손상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IT·SW융합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 학술지 '엠보저널(EMBO Journal)'온라인 판에 지난 23일자로 게재됐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