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 사잇길을 따라가니 바위와 어우러져 진달래가 다문다문 피어 있다. 참 곱다. 

산다는 것에 감사했다. 사소한 것들이 삶을 가꾼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으며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벗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벗이 된다는 것은 참 사랑이다. 따사로운 봄볕을 두르고 솔숲 향기를 맡으며 간식거리를 펼쳐놓고 꽃 이야기 주고받는 한나절이 꿈결 같다. - 본문 <꽃자리에 앉아> 중에서

수필은 저자가 주인공이며 그냥 일상을 허심탄회하게 함께 살듯이 이야기하는 글이다. 독자에게도 낯익은 것을 수필가의 목소리로 짚어주어 ‘우리가 함께 사는’ 감응을 주는 글인 것이다.

김춘자 저자의 수필집 ‘봄향을 담은 달항아리’가 발간됐다. 이 책은 총 5부 49편으로 구성됐다. 특히 2부는 수필과 함께 성숙한 삶을 산 김저자의 ‘제2의 인생’이 수록됐으며 3부는 대부분 식물에 관한 글이 수록돼 김 저자의 식물사랑이 드러난다. 4부는 ‘호남좌도필봉농악’?‘섬진강의 태자리’등 김 저자는 고향인 전북 임실의 이모저모를 자랑한다.

김 저자와 1990년대 초 전주주부클럽연합회 문학반 강의실에서 인연을 맺은 김용옥 시인은 “김춘자의 글은 환하고 분홍색 같이 다정하다”며 “곁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춘자 저자는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1998년 ‘지구문학’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임실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꿈꾸는 달항아리’, ‘썰마의 꿈’이 있으며 임실문학상, 허균문학상, 전북예총 공로상을 받았다.    

/고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