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진다. 징그럽게 쏘아 붓던 햇살 다 자고 어느 사이 비단 같은 금결이 수를 놓는다. 감히 시늉할 수 없는 저 찬연한 빛 물살, 현란하게 헹구어 놓은 해맑은 누리가 성스러운 형상의 불씨가 되는가. 평생 맨 웃음으로 씨를 뿌리다 간 바보, 길을 닦다 수신을 하다 앉아 간 열반의 잿더미가 타는 것일까. 너무 현요하여 눈을 뜰 수가 없다 - 본문 중에서

통천김씨 대종회 회장 지산 김응혁 저자의 시문선집 ‘풍탁소리 들으러 왔다가’가 발간됐다.

‘풍탁소리 들으러 왔다가’는 1부 흙질의 욕망, 2부 종풍(宗風)의 맥을 짚는다, 3부 몽돌, 4부 선산 가는 날로 구성됐다.

김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 통천김씨 역사를 기록?정리와 유지 복원을 해왔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빈들’, ‘덩어리 웃음’, 산문집 ‘저 아침의 소리는’등이 있다.

김 저자는 “책을 집필하는 내내 젊은 시절 교단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학생들의 타고난 성품을 흐려놓지는 않았는지, 종친회를 이끈다는 핑계로 정작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고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