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이이노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를 통해 발표된 ‘신 수지상세포 암 백신치료’가 의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베종양내과의 아베 히로유키 박사는 유전자 분석법에 근거한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의 결과를 추가 발표했다.   

 아베 박사는 개별화치료법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현재 활용되고 있는 암 치료법 중 천차만별인 암의 성질을 고려한 치료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마다 다른 증상과 원인은 무시된 채 임상실험에 근거한 대규모 집단조사의 평균 결과에 기반한 치료법만을 사용해왔다는 설명이다. 

 인체는 2만 개가 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됐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유전자를 지니는데, 이 유전자의 개수와 유전자를 구성하는 세포는 다양하며 암에 관한 유전자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를 파악해 개인에 특성화된 개별화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베 히로유키 박사의 주장이다. 

 아베 박사는 국제개별화의료학회가 이룬 성과를 치하하는 인사말을 남긴 후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 환자의 개별화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수지상세포란, 면역세포의 사령관과 같다. 암의 표식이라 할 수 있는 항원을 기억해 암세포를 죽이는 ‘킬러T세포’에 항원의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킬러T세포가 암세포만을 죽일 수 있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아베 박사가 발표한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는 환자의 수지상세포, 킬러T세포, 헬퍼T세포, 메모리T세포, 암항원(단백질)을 모두 사용한다. 암 환자로부터 25㎖ 정도 소량의 채혈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백혈구의 한 종류인 수지상세포와 개인별 유전자검사, 항원검사 후 개인별 맞춤형 암 항원을 4~5종을 추가해 치료한다. 이 암 항원이 킬러T세포를 도와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치료는 2주간 배양 과정을 거쳐 수지상세포와 킬러T세포가 암 정보를 교환하는 림프절에 피하주사를 놓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치료법으로 아베종양내과는 2014년 7월 일본에서 특허(제5577472호)를 획득했다.  

 아베종양내과는 일본의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재생의료법에 근거해 의료진, 제약시설, 치료과정, 치료결과관리, 검진시스템, 수지상세포배양과 치료법, 연구실적 등을 기준으로 검토 받은 결과 수지상세포치료 전문병원으로 선정됐다. 

 재생의료법은 iPS(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황반변성, 파킨슨병) 개발과 표준화된 면역세포치료를 위한 규정으로 2015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베 박사는 학회를 통해 고령의 폐암환자의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의 치료결과를 발표했다. 89세 여성 환자에게 2주에 1번씩 총 6회를 1싸이클로 치료한 결과 종양과 종양수치가 현저히 축소,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고령으로 체력이 저하돼 수술과 항암제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들은 물론 전이·재발 암 환자도 ‘신 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를 통해 70%, 하이브리드 치료(신수지상세포 암백신 치료와 New NK세포치료 병행)로 74.4%의 유효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즈키 요시유키 교수(후쿠시마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는 방사선 치료와 면역세포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방사선치료 중 방사선조사(照射)는 ‘HLA클래스-1’의 발현을 증가시켜 숨어 있던 암세포를 드러나게 한다. 드러난 암세포를 수지상세포가 정확히 인식해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도록 킬러T세포에 명령을 내린다. 세포상해성T림프구(CTL)가 증가해 T림프구가 암세포 속으로 정확히 들어감으로써 항암작용을 한다”고 전했다.  

 아베종양내과는 10여 종의 암항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하고 있는 암항원 중 GV1001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4년 9월 췌장암치료제로 정식 허가 받았다. 췌장암 외에 전립선암, 폐암, 위암, 유방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연구 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선진바이오텍이 공동 임상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고영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