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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 바꾼 대중적인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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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12 오후 4:43:00 | 최종수정 2015-05-12 16:43
◇카페인 권하는 사회…머레이 카펜터 지음/ 김정은 옮김/ 중앙북스 펴냄/ 360쪽/ 1만5000원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면 카페인 중독 걱정이 없을까. 이 책은 ‘카페인’하면 커피부터 먼저 떠올리는 독자들에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 마시는 콜라나 에너지 드링크부터 비타민, 진통제, 껌, 샴푸, 스타킹 등에 이르기까지 은연중에 섭취하는 카페인에 사회가 중독돼가고 있음을 고발한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살던 14세 소녀 아니스 포너는 이틀 동안 708㎖ 몬스터 에너지 2캔을 마시고 몇 시간 뒤 심장이 갑자기 멎어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카페인 독성으로 인한 심장 부정맥이다.

 2012년 11월 뉴욕타임스가 에너지드링크 부작용을 보도한 이후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약 7년간 이들 제품과 관련된 부작용을 조사했다. 보고된 부작용은 총 93건으로 이 중 13건이 사망 사고다. 

 2011년 미 연방 약물 남용 경고 네트워크(DAWN)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드링크와 관련해 응급실을 찾는 사람의 수는 2005년에서 2009년 사이 무려 1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310~312쪽)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카페인에 대한 위험성을 폭로하거나 오늘날의 카페인 산업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숟가락이면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신체적 의존성, 금단 증상 등 남용 약물의 특성을 다 갖췄음에도 전 세계 어떤 문화권에서도 용인될 수 있었던 배경을 파헤친다.

 이와 함께 카페인이 만들어낸 거대한 산업과 문화적 영향력,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사례 등 사회적·과학적이고 문화적인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미국의 유수 신문 및 잡지에 환경과 생태, 식품 가공품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는 머레이 카펜터다. 그는 지난 25년간 커피와 차, 청량음료를 즐겨 왔지만, 각종 카페인 제품 이면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보게 된다. 무려 100년 전부터 거대 기업과 정부 당국이 카페인을 이용해 사람들의 구매 행태를 은밀하게 강화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 군인에게 전쟁 스트레스를 이겨낼 활력소로 인스턴트커피를 제공했다. 국방부에 커피 담당 부서를 따로 뒀을 정도였다. 커피의 인기를 기회로 삼아 범 미국 커피사무국은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커피시간(coffee break)’이라는 말을 만들고, 방위산업체에서는 이를 시행하도록 공적 조처를 했다. 이후 대부분의 미국 회사에는 ‘커피시간’이 도입됐다. (67~68쪽)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카페인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카페인의 탄생과 발전사를 잘 짜인 다큐멘터리처럼 체계적으로 담아냈다. 인류 최초의 카페인과 최첨단 카페, 과테말라 커피 농장과 중국 합성 카페인 공장 등 이 책에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페인과 관련된 다양한 논문과 통계, 업계 전문가들의 인터뷰, 여러 학자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각종 실험을 통해 기업들의 음모와 각축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일상 속에 깊숙하게 뿌리내린 카페인이 무지와 은폐에서 키워졌음을 깨닫게 된다. 향정신성 약물이라는 부작용을 갖고 있으나 섭취량 기준이나 보건 사업 차원의 규제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울러 카페인 산업이 빼앗긴 우리의 건강 비용을 토대로 번창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스콧 F. 파커·마이클 W. 오스틴 외 지음/ 김병순 옮김/ 따비 펴냄/ 480쪽/ 2만2000원

 프랑스의 역사가 미슐레는 커피의 등장을 일컬어 “시대의 흐름을 바꾼 상서로운 혁명”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커피를 찾으면서 알코올 소비가 줄어들었으며, 카페의 토론 문화는 급기야 프랑스 혁명을 잉태하기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커피는 이제 쉽게 접하는 음료가 됐다. 이 책은 누구나 즐기는 커피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최고급 품종의 커피가 슈퍼마켓에서 파는 싸구려 커피보다 맛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과연 미학적으로 타당한가?” 등 생각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형이상학, 문화, 미학, 윤리학 등 네 가지 철학 영역으로 나눠 철학자, 커피 전문가, 저널리스트, 역사가 등 각계 전문가 21명이 커피에 관한 크고 작은 이야기를 풀었다. 좀 더 완벽하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도 알려준다.

◇커피 수첩…김정열 지음/ 대원사 펴냄/ 264쪽/ 1만4000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카페 플로리안’, 로마에는 ‘카페 그레코’, 프랑스에는 ‘카페 프로코프’가 있다. 그러면 한국에는 어떤 멋진 카페가 있을까. 본인을 ‘카페 여행자’라고 말하는 저자 김정열이 국내 카페 23곳을 소개한다. ‘전설’적인 카페 ‘학림’ ‘다동 커피집’ ‘전광수 커피하우스’부터 최근 뜨고 있는 ‘커피 볶는 곰다방’ ‘제너럴 닥터’, 그리고 강릉 ‘보헤미안’, 포항 ‘아라비카’, 경주 ‘슈만과 클라라’ 등 지방에 소재한 카페까지. 저자와 함께 ‘커피 여행’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메뉴, 위치 등 친절한 상세정보를 기대한다면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대신 책 속에는 커피 한 잔에 담긴 명장의 인생론과 그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저자는 이 책에 없다고 나머지 카페들이 형편없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독자에게 자신만의 ‘커피 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하는 듯하다.

◇마담 K의 커피하우스…마담 K 지음/ 이스퀘어 펴냄/ 334쪽/ 1만6000원 

“커피에 대한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히자”는 취지로 출발한 커피 전문 팟캐스트 ‘마담 K의 커피하우스’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큐그레이더(커피 원두 감별사) 마담 K가 카페 ‘커피리브레’의 서필훈·김병기, ‘2014 WBC 국가대표 챔피언’ 박근하, ‘커피선생’ 사선희, ‘강배전의 고수’ 땅차 김성배 등 젊은 커피 장인 스무 명과 만나 나눈 이야기들이다. 기예(ars), 관계(relationship), 맛(taste), 즐거움(joy), 지속(sustainability) 등으로 챕터를 나눠 커피를 만드는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커피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라는 것에 공감하는 젊은 장인들의 ‘커피론’을 풀어낸다. 그들의 손을 거치면서 완성된 좋은 커피 한 잔의 그윽한 맛과 향을 글로 느낄 수 있다. 인터뷰이 중 한 명이기도 한 BK(김병기)가 섬세하게 포착한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을 함께 실었다. 
/고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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