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 한경봉 의원이 지난 20일 오후 3시, 군산대학교 고춘곤홀에서 저서 '어쩌다 이런 일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군산시 행정의 현실을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기존 정치인들의 출판물이 주로 개인의 성과 나열이나 향후 정치적 비전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왔다면, 한경봉 의원의 '어쩌다 이런 일이'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 책은 자랑이 아닌 기록이며, 변명이 아닌 고발이고, 약속이 아닌 증언이다.
한 의원은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마주한 행정부의 잘못된 업무 처리, 부실한 시책 추진, 그리고 이를 바로잡지 못한 공무원 조직의 방관 속에서 시민의 혈세가 어떻게 새어나가고 있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담아냈다. 책은 총 1편부터 42편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행정의 허점과 정책 실패가 시민의 삶에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를 날카롭게 짚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행정기관 업무보고를 생방송으로 공개하며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한경봉 의원은 '어쩌다 이런 일이'가 군산시의 공개되지 않았던 또 하나의 행정 업무보고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도 않았던 군산시 행정의 이면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출판기념회에서 한 의원은 “군산시민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통해 우리 시의 정책과 행정을 들여다보고,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시의원으로서 앞으로도 군산시 행정을 철저히 견제하고 관리하는 동시에, 협력해야 할 부분은 적극 협력해 더 나은 군산, 시민이 행복한 군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어쩌다 이런 일이'는 묻혀 있던 행정을 드러내는 경고장이며, 시민의 권리를 깨우는 알림판이고, 지방자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서다.
침묵이 반복되면 잘못은 관행이 되고, 무관심이 쌓이면 혈세는 낭비된다. 한경봉 의원의 이 기록은 바로 그 고리를 끊기 위한 실천의 결과물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민의 관심이다. 시민이 깨어 있을 때 행정은 바로 서고, 견제받는 권력만이 책임을 진다.
'어쩌다 이런 일이'가 군산시 행정을 바꾸는 작은 불씨가 되어, 투명한 시정과 시민 중심의 지방자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군산=김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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