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 대표 공연예술시설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전당)이 사실상 정체 수준의 위탁비로 인해 시설 운영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탁비 상향조정이 시급하다.

전당은 민간위탁방식에 의해 운영되는 문화시설로 2001년 개관 당시 위탁비는 30억6900만원이었고 현행 위탁비는 7억4800만원이 인상된 38억1700만원이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년 4150만원이 인상된 셈이다. 얼핏 보면 꾸준히 위탁비가 오른 것 같지만 기획사업 규모와 인건비 상승요인,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체수준이라는 것이 이병도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전당운영의 활성화 정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획사업비의 최근 5년간 증감 추이를 보면 기획공연사업은 2014년 약 12억원 수준에서 올해 8억원 수준으로, 기획전시사업은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 고유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획사업비가 매년 줄고 있다는 것은 전당이 그만큼 도 대표공연시설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여기에는 턱없는 위탁비 수준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효율성 극대화라는 민간위탁의 취지가 ‘쥐어짜기’로 왜곡되면서 전문인력 유출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전당 무대인력이 타지역 공연시설로 이직한 현황을 보면 5명 중 4명이 임기제 8급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결국 전당의 무대인력 처우가 임기제 8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추가적인 전문인력 유출을 위해서는 위탁비 상향을 통해 처우개선을 위한 기본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이병도 의원은 “개관 이후 수 차례의 위탁비 인상조치가 있었지만 대부분 최저시급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상승요인 등이 반영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개관 20년차를 맞는 전당이 양질의 공연기획서비스를 통해 도민 문화향유의 수월성을 높이고 우수 전문인력 확보로 전당 운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