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줄기가 굽이굽이 흐르는 옥정호를 둘러싸고 80여명이 살고 있는 임실 운암면 선거리 선거마을에선 지난 4월부터 팔순 할머니들의 한글 배우기 프로젝트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박미(42)씨 등 6명의 젊은 엄마들은 아침 10시부터 선거마을회관에서 팔순 할머니 18명과 마주 앉았다. 

이날은 팔십 평생 숱한 고생을 하며 살아온 자신에게‘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편지 쓰기를 했다. 특별히 임실동중 엄마들 몇몇이 할머니 손가락에 네일아트도 해드리고 공부를 한 후에는 콩국수를 삶아 할머니들과 점심식사도 함께 했다. 

매주 월요일 한글공부와 점심식사를 대접해드리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 4월부터 시작돼 1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4월 첫 달에는 선 긋기, 색칠공부를 했고 점차 가나다라 자음?모음쓰기로 발전했으며 요즘에는 군내버스를 타기 위한 임실군지역 지명 공부를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KBS방송의 가요무대를 틀어놓고 잠드시는 분이 많아요. 사연 공모를 해 직접 서울로 찾아가 가요무대를 방청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어요”

박여주 임실초등학교 학부모는 할머니들과 한글 공부를 통해 오히려 자신들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