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성윤 국회의원(전주을)은 10일 국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임금 피해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지 77주년을 맞아 진행돼 더욱 의미를 더했다.
이 의원은 “세계 인권의 날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라며 “정당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강제 출국의 두려움 속에 떠밀리듯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기준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액은 이미 1천억 원을 넘어섰고, 피해자 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당한 대가조차 받지 못한 채 구금의 압박과 체류 불안 속에서 한국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구금 대안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출국 대상 외국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구금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이주노동자가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는 동안 행정관청에 거주지를 신고하고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면, 인권 침해 없이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제도는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보편적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도입을 권고해 왔으며,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이 적극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법안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지키는 법안”이라며 “임금을 떼먹히고도 강제 출국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국가의 부끄러움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거 해외로 파견돼 한국 경제를 일으킨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언급하며 “우리 또한 누군가의 나라에서 이주노동자였다.
그분들의 피땀 위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며 “이제는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을 찾은 이들에게 최소한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대한민국의 인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