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전주병, 통일부장관 겸임)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연구단체 ‘동북아평화공존포럼’은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체제 제도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정준호 책임연구의원, 김상욱 의원, 김문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주 APEC 회의를 계기로 기대됐던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회담 개최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제도적 틀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동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희망한 내년 4월까지가 대한민국에 남겨진 시간”이라며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공존체제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합의서 대부분이 사문화된 현실에서 평화공존체제의 제도화는 곧 민족의 생존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정준호 책임연구의원은 축사를 통해 “평화를 선언하는 것보다 평화를 유지할 장치를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며 “직접 대화뿐 아니라 주변국과의 다층적 외교, 긴장 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수”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조성렬 경남대 초빙교수는 남북관계 법제화 방향으로 ‘2국가성(two statehood)’에 대한 상호 합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관계 설정을 제시했다. 그는 동서독 방식의 ‘미해결의 해결(agree to disagree)’을 참고해 “남북 각각의 법체계에서 구속력을 갖는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도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홍현익 전 위원장은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통일’ 대신 ‘분단비용 최소화’라는 실용적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며 “한미연합훈련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일본의 대북 관계 정상화와 중국·러시아 설득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희교 광운대 교수는 북한의 협상 전제조건으로 “핵보유 인정, 남북 2국가체제 승인, 대북제재 불참, 협상결과의 입법 보장”을 제시하며 “무질서한 국제환경 속에서 다자안보 구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일영 서강대 연구원은 “국내 법제 정비가 우선”이라며 “남북합의서 형태의 기본협정보다는 국제법상 조약 형태인 ‘남북기본조약’ 체결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준호 책임연구의원은 “오늘 논의가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길을 더욱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만호 기자
